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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선자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故 구석봉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 1988년 사망한 남편을 떠올리며 "작가가 그렇게 멋있고 낭만적인 게 아니다. 담배를 많이 피웠다. 하루에 3갑을 핀 적도 있었다"면서 "굉장히 집중해야 해서 글 쓴다는 사람들을 우리가 동감하는 것들이 있다. 마음을 먹었다면 소주를 하룻밤에 12병 마신 적도 있었다. 다 1등해야 되니 술 마시는 것도 1등 해야 하는 거다. 술도 그렇게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건강이 악화돼 8~9년 병석에 있다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남편이 존경하는 형이 있었다. 그 형이 6. 25 전쟁 직전에 남편에게 책 뭉치를 줬다. 잘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뭔지 모르고 벽장에 뒀는데 그게 불온서적이었다. 남편이 그래서 어렸을 때 고문을 많이 당했다고 하더라"면서 "많이 맞고 집에 왔는데 초주검이 돼서 뼈가 다 부서졌다. 그래서 그 어린 것을 살려내려고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호랑이 새끼까지 먹였다고 했다. 그래서 그 귀한 작가 자리까지 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 노력했지만 고인의 몸은 상할 대로 상했는지 많이 아팠다고 최선자는 전했다. 그는 "열이 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병명도 몰랐다. 기침을 하고 가래가 끼면 무슨 방법을 써도 확실하게 치료가 안됐다. 책속에서 살다보니 책속 먼지, 곰팡이라던가 나쁜 것들이 그걸 이기지 못하고 마지막 산소 호흡기를 낄 정도로 나빠지고 회복이 안됐다"고 털어놨다.
최선자는 몸이 아픈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졌다고 말했다. 그는 "병시중은 말도 못한다. 정말 그때로 돌아가라면 못 산다. 산소 호흡기를 끼고 집으로 와서 3년 칩거하고 생활을 하면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