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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방탄소년단, 日 방송 출연 취소...연예→정치권으로 (종합)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8-11-11 16:10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방탄소년단이 입은 한 장의 티셔츠가 불씨였다. 실로 대단한 영향력이다. 방탄소년단의 일본 방송 출연 취소 소식에 외신이 이목을 집중하면서 국내 '연예'를 넘어 외교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역사적 갈등이 깊은 한일관계를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셈이다.

10일 일본의 스포츠 연예전문지들에 따르면 TV아사히의 '뮤직 스테이션(이하 엠스테)' 출연 보류를 시작으로 그룹 방탄소년단의 다른 연말 음악프로그램 출연이 줄줄이 무산됐다. 매체들은 "NHK가 '홍백가합전'에서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고려했다 보류했으며 후지TV 측은 다음 달 5일과 12일 방송이 예정된 'FNS 가요제'에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검토했다가 9일 철회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같은 취소 결정의 이유는 멤버 지민의 '광복 티셔츠' 착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해당 티셔츠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영문글자와 함께 원자폭탄 투하 장면이 터지는 '버섯구름' 사진이 담겨있었다.

일본 내 극우세력들은 이를 문제 삼아 각 방송사에 항의민원을 보내고, 방탄소년단 출연과 관련해 각종 시상식이나 연말무대를 후원하는 기업들에도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소식은 전 세계에 있는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들에게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외신의 집중을 받았다. 세계적인 영향력이 부쩍 높아진 터라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이에 국내 정치권까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방탄소년단의 방송출연을 취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부적절하다"고 밝혔고,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 역시 "일본의 자기중심적인 역사인식과 편협한 문화 상대주의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멤버 중 한 명이 입은 티셔츠만으로 출연을 취소했다는 것은 일본의 문화적 저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일제시대 각종 항일운동과 관련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역시 10일 SNS에 "최악의 자충수"라며 "CNN, BBC 등 세계적인 언론에 이번 상황이 다 보도되면서 오히려 전 세계의 젊은 팬들에게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외신들 역시 이번 갈등의 근본을 찾으며, 일본의 전범행위를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송 출연 취소 소식만을 전할 뿐, 이번 이슈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워낙 민감한 사안들이 엮여있기 때문일 테다.

joonam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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