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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방탄소년단이 입은 한 장의 티셔츠가 불씨였다. 실로 대단한 영향력이다. 방탄소년단의 일본 방송 출연 취소 소식에 외신이 이목을 집중하면서 국내 '연예'를 넘어 외교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역사적 갈등이 깊은 한일관계를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취소 결정의 이유는 멤버 지민의 '광복 티셔츠' 착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해당 티셔츠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영문글자와 함께 원자폭탄 투하 장면이 터지는 '버섯구름' 사진이 담겨있었다.
일본 내 극우세력들은 이를 문제 삼아 각 방송사에 항의민원을 보내고, 방탄소년단 출연과 관련해 각종 시상식이나 연말무대를 후원하는 기업들에도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소식은 전 세계에 있는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들에게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외신의 집중을 받았다. 세계적인 영향력이 부쩍 높아진 터라 국제적인 이슈로 떠올랐고, 이에 국내 정치권까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제시대 각종 항일운동과 관련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역시 10일 SNS에 "최악의 자충수"라며 "CNN, BBC 등 세계적인 언론에 이번 상황이 다 보도되면서 오히려 전 세계의 젊은 팬들에게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외신들 역시 이번 갈등의 근본을 찾으며, 일본의 전범행위를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송 출연 취소 소식만을 전할 뿐, 이번 이슈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워낙 민감한 사안들이 엮여있기 때문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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