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OCN 수목극 '손 the guest'의 김동욱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손 the guest'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동욱은 극중 악력을 알아보는 영매이자 강신무의 자질을 가진 윤화평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윤화평은 타고난 영매 체질 탓에 어린 시절 박일도에 빙의됐다. 그 여파로 어머니와 할머니가 의문의 죽음을 맞았고, 아들을 원망하는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 손의 살인을 저지하기 위해 감응 능력으로 박일도를 추적하는 중이다. 김동욱은 이 캐릭터의 어려운 서사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능글맞게, 또 때로는 가슴 절절하게 풀어가며 극적 긴장감과 미스터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18일 방송된 '손 the guest'에서도 마찬가지. 이날 방송에서 '손'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윤화평은 최윤(김재욱)과 강길영(정은채)에게 박일도 추격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일도에 대한 추격을 멈출 수는 없었다. 강길영은 박홍주(김혜은)을 찾아 미끼를 던졌고, 최윤은 20년 전 윤화평에게 눌림굿을 했던 무당 황윤심(이용녀)을 찾아갔다. 황윤심은 눌림굿 효험이 없어질 때가 됐다며 큰 귀신이 그 아니는 자기 것이라 했고 그 몸에서 절대 나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박일도의 실체를 두고 의심은 깊어졌다. 강길영은 자신이 던진 미끼를 문 박홍주가 양신부(안내상)를 찾아가자 양신부를 박일도로 의심했다. 최윤은 양신부의 말대로 윤화평이 주변을 철저히 속이고 있거나 본인조차 박일도인지 모를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런 가운데 윤화평은 아버지가 빙의되기 전 양신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알고 양신부를 찾아갔다. 양신부는 부마자와 감응하는 윤화평을 수상하게 생각했고 거꾸로 된 십자가를 만진 윤화평은 오른쪽 눈에 고통을 느꼈다. 그러다 악령과 감응한 윤화평은 고봉상(박호산)을 만난 강길영이 위험에 노출됐음을 직감했다. 강길영을 살뜰하게 챙기던 고봉상조차 빙의 됐던 것.
이 과정에서 김동욱의 연기는 빛났다. 김동욱은 '손'에 의해 가족을 모두 잃은 윤화평의 슬픔을 절절하게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아버지에 이어 할아버지까지 잃어버릴까봐 두려워 하는 모습, 자신을 지키려던 할아버지의 진심을 뒤늦게 깨닫고 "아무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오열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했다. 또 비극을 멈추기 위해 최윤과 강길영을 밀어내면서도 그들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절박하기까지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처럼 김동욱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면서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 발버둥치는 윤화평의 감정선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며 흡인력을 폭발시켰다.
이에 '손 the guest'는 평균 3.3% 최고 3.5%(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OCN 타깃인 남녀 2549 시청률에서도 평균 3.0%, 최고 3.2%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2일 1.6%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작품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충성 시청층까지 거느리게 된 것이다.
사실 김동욱은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뒤늦게 빛을 보고 있는 케이스다. 김동욱은 2004년 퀴어 영화 '순흔'을 통해 데뷔, 2007년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진하림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못 말리는 결혼' '전설의 고향' '파트너' '남자를 믿었네' '하녀들' '귀신보는 형사, 처용'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안타깝게도 큰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그런 김동욱에게 빛이 들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2016년 현 소속사 키이스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김용화 감독의 영화 '신과 함께' 출연이 성사되며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제작자 및 투자자의 반대에도 김용화 감독은 김동욱의 캐스팅을 고집했고, 김동욱 또한 수홍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믿음에 응답했다. 결국 영화는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크게 흥행했다. 김동욱 또한 "'신과 함께' 이전까지 작품 제안이 들어오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배우의 길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을 만큼, '신과 함께'는 김동욱의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준 것이다.
그 기세를 몰아 김동욱은 올 한해 전성기를 이끌었다.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또 한번 천만 배우에 등극했고, '손 the guest'로 그동안 드라마 팬들에게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연기 내공을 폭발시키며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14년 간 갈고 닦은 연기력은 극한 감정 연기가 필요한 윤화평을 실제 인물처럼 묘사해내는 원동력이 됐고, 그 기나긴 소금길을 알고 있는 팬들은 다시 한번 김동욱의 내공과 매력에 감탄하며 그의 전성기에 대한 응원을 보내게 된 것이다.
현재 '손 the guest'는 박일도가 김동욱일지, 안내상일지 미스터리가 깊어져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김동욱이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찾기보다 더 쫄깃한 박일도 찾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그 활약상에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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