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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린다"…'골목식당' 백종원, 조보아 울린 분식집에 지옥 체험 [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8-10-18 00:4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골목식당' 백종원이 '요식업 장사의 실전 체험'을 제공했다. 분식집 사장님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지만, 백종원은 "맛보기만 살짝 보여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성내동 만화거리 분식집에 계획된 천국과 지옥을 보여주는 백종원의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백종원은 분식집에 대한 주변의 공감과 우려를 전하는 말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남편이 퇴직을 하신다거나, 엄마 칼국수 잘하잖아! 칼국수집이나 해볼까? 이렇게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제가 식당 창업의 현실을 보여주겠다. 초보들이 꿈꾸는 이상,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체험하게 해줄 것"이라며 "절대 괴롭히는 게 아니다. 이렇게 현실을 체험해보시라는 거다. 안되면 나랑 같이 장사하면 되지, 내가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강조해 조보아를 기쁘게 했다.

백종원은 미리 사전에 협의한 근처 체대 대학생들을 투입했다. A조는 주문을 하나씩 하고, 계산은 바쁘지 않은 시간에 눈치봐서, 메뉴도 주로 한종류로 하는 이상적인 손님들이었다. 분식집 사장님은 절로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장사했지만, 라면 맛에 대해 손님들은 "정말 꼬들꼬들하다", "그냥 라면 맛"이라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백종원은 분식집 사장님의 라면 끓이는 모습에 경악했다. 무조건 찬물에, 스프와 면을 모두 넣고, 3분 타이머를 맞춰 조리했다. 백종원은 "아무리 양은 냄비가 빨리 익는다 해도 이건 아니다. 설마 라면을 타이머로 끓이냐"며 당황했다. 냄비와 가스렌지 역시 분식집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B조가 투입됐다. 이들은 테이블마다 라면, 떡볶이, 김밥을 함께 시켰다. 특히 라면을 2개, 4개까지 한꺼번에 주문하는가 하면 "라면을 좀 짜게", "튀김도 달라", "라면 하나 추가" 등 복잡한 주문도 곁들였다. 백종원은 라면 4개를 시켜도 '찬물+3분'에 맞춰 조리하는 모습을 보곤 할말을 잃었다.

B조 손님들의 복잡한 요구에 분식집 사장님은 당황했다. 칼같이 지키던 조리 순서가 꼬였다. 라면은 네모난 모양이 거의 그대로 나올 만큼 꼬들거리거나 불거나 졸거나 너무 매웠다. 계란은 미처 다 풀지 못하거나 양이 부족했다. 비교적 제 시간을 지키는 요리는 김밥 뿐이었다. 타이머는 마치 음악소리마냥 쉴새없이 울렸다. 급기야 주문을 착각해 라면을 하나 더 끓이기도 했다. 테이블을 치우는 것도 언감생심이었다.


백종원은 "저럴땐 준비된 떡볶이를 먼저 내면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하면 되는데"라며 안타까워했고, 김성주는 "요리와 응대를 동시에 하는건 쉽지 않다. 학생들이 말좀 덜 시켰으면 좋겠다. 사장님이 정신을 못차리신다"며 안타까워했다. 조보아는 울 것같은 표정이었다. 급기야 손님들은 "선풍기를 켜도 되냐", "얼음 없냐", "사이다 언제 나오냐"고 물어 사장님을 더욱 당황시켰다.

맛에 대한 평가는 참혹했다. 손님들은 "그냥 싼맛에, 그런데 다시 오진 않을 것", "학교에서 파는 게 더 맛있다. 굳이 여기까지 와서 먹겠냐" 등의 말을 남겼다. 하지만 백종원은 "오늘 손님 정도면 그냥 평균이고, 저게 딱 현실이다. 이 사장님은 너무 장사가 안되서 그 현실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뿐"이라며 "싱크대에 설거지 널려있고, 라면 봉지 흩어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점심 매출은 7만4500원에 불과했다. 그것도 개업 이래 최대 점심 매출이었다. 백종원은 "이렇게 팔아도 월매출 300만원이다. 100% 적자다. 이 정도 가게면 하루에 20만원은 벌어야한다"며 "창업 고민하시는 분들, 이거 감안해서 하시라"고 조언했다. "어떻게 하던 이 집은 살려낸다"는 다짐도 곁들였다.

이어 백종원은 분식집을 방문해 아까 남은 라면을 후루룩 먹으며 "불어도 꼬들꼬들하다"고 웃었다. 사장님은 "가게 오픈 이래 제일 바빴다. 손님 이렇게 많은 거 처음이다. 이전 점심 최고 매출은 3만원 정도"라고 말해 백종원을 안타깝게 했다. 사장님은 A조와 B조를 비교하며 "그나마 김밥 메뉴를 참치 치즈를 빼서 다행"이라고 회상했다.

백종원은 "우선 메뉴를 줄이고 감당할 수 있을 때 메뉴를 늘리자"며 "김밥 기술만큼은 프로다. 빨리 싼다. 속재료만 미리 준비해놓으면 된다. 국물을 라면이냐 잔치국수냐 이것만 고민해보라"고 충고했다.

사장님은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건 다 맛이 없다고 한다. 김밥은 맛없어도 잘 싼다더라"며 "잔치국수 육수 배우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백종원은 피맥집에 대해 "최악의 피자"라고 혹평했다. 피맥집 주인 김봉석씨는 와인집 주인 김준현씨의 형이었지만, 동생의 충고로 피자를 시작해 동생 덕분에 가게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피자 만드는 기술도 없고, 피자에 대한 애정도 없었다.

백종원은 시그니처 피자라는 '토핑 없는 토마토 피자'에 대해 "최악의 피자"라고 혹평했고, 가게 위생상태도 엉망이며, 가게에 관심도 없어보인다고 지적했다. "메뉴에 피자가 먼저 나오면 피잣집 아니냐. 가게에 피자도 눈에 안 띄고, 맥주 한잔 먹기엔 피자는 부담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피자를 맛본 조보아도 "처음엔 소스 맛이 강한데 나중엔 밀가루만 남는다"며 힘들어했고, 백종원은 "빨리 맥주라도 먹어서 입을 헹구고 싶다"고 투덜댔다.

형은 "동생과 가게를 합치고 싶다"고 말했지만, 동생은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기 바란다. 현재는 부족하지만, 안되면 망하면 된다"고 답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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