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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잘 가요 동지들. 독립된 조국에서 see you again."
함안댁을 끌어 안고 오열하는 고애신을 향해 일본 군사들이 다시 돌아오자 주위에 있던 상인들과 사람들이 모여 고애신을 가리고 서 방패가 됐다. 일본군의 총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유진 초이는 "저 여인이 그토록 목숨을 걸고 지키려한 조선이 이번엔 저 여인을 지키고 있다"고 독백했다.
고애신은 유진 초이에게 "안전하게 미국인으로 있으시오. 내 옆은 위험하다. 내가 가려는 길에 저이들의 죽음은 없었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는 것이 두려워졌다"며 두 사람의 죽음에 슬퍼했다. 이에 유진 초이는 "그 누구의 죽음도 각오 했어야 했다"며 그녀의 마음을 다잡게 도왔다.
유진 초이는 카일 무어(데이비드 맥기니스)가 보낸 영국 외신 기자를 의병에 데려갔다. 고애신은 "조선이 주권 없이 나아가는 두려움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고 동지들을 설득했고, 의병들은 취재에 응했다. 인터뷰에서 의병들은 "우리 의병들은 말할 것 없이 용감하지만 무리가 별로 없다. 총포도 낡았고 총알도 별로 없다. 이렇게 싸우다 결국 죽겠지. 하지만 일본의 노예가 되는 것보다 자유인으로 죽는 게 좋소"라고 소신을 전했다.
특히 의병들은 "우리의 현실을 세계에 알려달라. 우리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도 좋다"라며 카메라 앞에 섰다. 이는 유일한 의병사진으로 교과서에 실린 그 구도 그대로 재현돼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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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매는 무신회와의 마지막 혈투로 생을 마감했다. "조선을 쓸어버리겠다"는 일본 낭인들을 기다리며 아편으로 버텨온 삶을 마감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마지막 고애신과 만났다. 고애신은 "'호강에 겨운 양반 계집'이 나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아는가"라는 말을 구동매에게 마지막으로 전했고, 눈을 감는 순간 그 말을 떠올린 구동매는 "제가 애기씨 생애 한 순간만이라도 가졌다면 이놈은 그걸로 된 것 같다"고 독백했다.
김희성은 호외를 발간한 죄로 잡혔다. 이를 직감한 듯 체포되기 전 그는 조선의 기록이 담긴 사진을 현상에 땅속에 묻었고, 기자 윤남종(박보미)에게 카메라를 넘겼다.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황은산, 고애신과 한 패로 묶인다면 영광이오"라는 말을 남기며 숨을 거뒀다.
일본이 의병들의 목숨값에 현상금을 많이 올리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이에 의병 지도자 황은산(김갑수)은 의병 일부를 기차를 태워 만주로 보낼 작전을 세웠다. 선발대로 고애신과 여자, 아이 등 '조선의 미래'를 보내기 위해 유진 초이에게 기차표를 부탁했고, 유진 초이는 기차표를 구하고 조선의 국기를 들고와 의병으로 합류했다. 선발대와 유진 초이가 기차에 탄 그때, 황은산과 남은 의병들은 일본군의 포위망 속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고애신과 의병들이 기차에 올랐다. 폭도가 기차에 올랐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본이 기차 출발을 지연시켰지만, 고애신이 강제로 기차를 출발시켰다. 유진 초이 역시 일본 남작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 기차에 올랐다.
고애신과 의병이 발각돼 총격이 벌어지자 유진 초이는 일본 남작을 인질로 삼아 일본 군인과 맞섰다. 유진 초이는 고애신에게 "슬퍼하지 마시오. 이건 나의 히스토리이자, 러브스토리이다. 당신의 승리를 빌며 가는거다. 그대는 나아가시오. 나는 물러나네"라는 말을 남긴 채 그녀를 위해 목숨을 던졌다. 터널 진입과 동시에 일본군을 다음 칸으로 몰았고 기차 칸을 분리시킨 것. 유진 초이는 그렇게 고애신을 구하고 장렬히 전사했다.
이후 일본 총독은 의병들의 죽음을 "역사에 결코 남아서는 안된다"며 그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지우려 했다. 임관수(조우진)는 울부짖으며 폐위된 고종에게 의병의 이름 하나하나를 고했다. 또한 카일 무어에게 서신을 보내 유진 초이가 외국인 묘지에 묻힐 수 있도록 부탁했다.
한편 끝끝내 살아 남은 고애신은 2년 뒤 만주에서 독립군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또한 1919년 경성 외국인 묘지에는 유진 초이가 "고귀하고 위대한 자 소풍같은 조선에 머물다"는 묘비명과 함께 묻혔다.
유진 초이는 "그대는 여전히 조선을 구하고 있소? 꼭 그러시오. 고애신은 뜨거웠소. 그런 고애신은 나는 참 많이 사랑했고. 그럼 굿바이"라는 인사를, 고애신은 "우리는 모두가 뜨겁게 피고 졌다. 그리고 또 다시 뜨겁게 타오르려 한다…. 잘 가요 동지들. 독립된 조국에서 see you again."이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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