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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틀 앞으로 다가온 '프로듀스48' 최종 데뷔를 둘러싼 팬심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 "우리 연습생 뽑아달라"던 홍보가 노골적인 금권선거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면 강혜원은 사토 미나미와의 '모녀 케미'를 앞세워 1위 후보로까지 진입했고, 한초원도 '반전갑' 캐릭터로 기록적인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3차 순위발표식에서 커트라인 30위로 생존했던 타케우치 미유가 지난주 6위까지 뛰어오르는 등 역대급 혼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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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48'은 모 카드게임의 유료 카드모음 지급으로 시작됐다. 해당 연습생이 지난 2차 순위발표식에서 탈락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관심은 잦아드는 듯 했지만, 이후 문화상품권, 치킨,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간단한 상품을 걸린 투표 인증 경쟁이 시작됐다.
몇몇 팬덤이 직접 커피차를 운영하거나 카페를 열고 광범위한 홍보 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촬영한 근접사진이나 활동지역 '성지순례(항공숙박권)' 등이 경품으로 제시될 때만 해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평가됐다.
그러나 1-3차 순위발표식이 진행되고, 탈락의 압박이 조여들면서 간절해진 팬심은 과열되고 있다. 에어팟, 플레이스테이션, 아이패드, 고급 청소기 등 경품 가격대가 급격히 올랐다. 급기야 데뷔가 걸린 마지막 투표주간인 이번주에는 기존 실물 경품의 갯수가 늘어남은 물론 100만원을 호가하는 대형 UHD TV와 맥북 등 초고가 경품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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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만으로 소수의 '총대(관리자)'에게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모으고, 이를 집행하는 구조인 이상 예산 집행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대부분의 총대는 영수증을 공개하고, 추첨 영상을 공개하는 등 양심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 3차 순위발표식 전 한 연습생의 총대가 지하철 광고를 한다며 모금한 돈을 '먹튀'한 사례가 있다. 일부 팬덤의 경우 제시한 경품의 실물 인증샷이 없거나, 경품 추첨의 투명성에 의심을 사고 있다.
응원하는 스타를 위해 음반과 관련 굿즈를 사고, 선물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팬질'의 자세다. 이들 중에는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이나 TV광고 등 초대형 광고에 나서거나, 모금한 돈을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펼쳐 스타의 이름을 드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프듀48'의 팬질 양상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지급되는 경품의 수준이 '큰손'과 '자본주의 세태'라며 투덜댈 수준이 아니다. '금권선거', '매표'라는 비판과 탄식이 더이상 농담이 아니다. 최악의 경우, '구입'한 표로 뽑힌 연습생이 덩그러니 남겨진 채 데뷔 그룹의 이름에 먹튀 논란이 뒤덮일지도 모른다.
'프듀48'은 오는 31일 오후 8시, 데뷔조 12인을 뽑는 마지막 방송을 치른다. 응원하는 아이돌의 이름에 해가 되지 않는, 바람직한 응원문화가 필요하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