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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최초로 시범 종목에 채택된 e스포츠가 26일 '아레나 오브 발러(펜타스톰)'를 시작으로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리그오브레전드는 27일부터 29일까지 총 3일에 걸쳐 일정이 진행되는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첫날 베트남과 중국, 카자흐스탄(2승)을 상대로 4승을 거두며 e스포츠 강국임을 입증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성적과 별개로, e스포츠가 공중파에서 중계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동안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는 'OGN'이나 '스포티비 게임즈'같은 게임전문 채널이나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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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종목의 중계경험이 없는 지상파 방송국들이 게임전문 채널에 맞춰진 기존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걱정은 기우였다. KBS는 성승헌 캐스터, 이현우(클템), 고인규 해설을 중계진으로 내세웠고, SBS는 박상현 캐스터, 김동준, 강승현(강퀴) 해설을 섭외하며 전문성을 확보했다. 특히 SBS는 아프리카TV와 손잡고 방송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집중했다. 가장 늦게 리그오브레전드 중계를 확정 지은 MBC 역시 김의중(단군)캐스터, 홍민기(매드라이프), 하광석(빛돌) 해설을 섭외하는 등 해설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한 눈높이 해설도 돋보였다. 대부분의 시청자가 10~30대로 젊은 연령층인 게임전문 채널 및 스트리밍 플랫폼과 달리, 특정 연령층이 정해지지 않은 지상파로 중계되면서 해설진들은 탑, 미드, 바텀같은 기본적인 단어들까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등 최대한 쉽게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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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BS는 '와드', '스플릿푸시', '퍼즈' 등 경기 중에 등장하는 전문용어의 설명을 좌측 하단에 도움말 형식으로 표시하면서 리그오브레전드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한 준비에 신경 쓴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철저했던 준비와 달리, 현지의 경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도중 통신 장애 등의 문제로 수차례 퍼즈가 반복됐고,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모았던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는 약 40여분 동안 중단됐다.
그 결과 KBS와 SBS는 정규방송 시간의 문제로 TV 생중계를 마감하고 인터넷 채널로 중계를 전환했는데, 채널 전환 후 얼마 되지 않아 대한민국이 공격적인 운영으로 바론을 획득하며 중국을 몰아붙여 승리를 따내면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지상파 생중계는 현지 문제로 인해 채널 전환이라는 다소 아쉬운 결말을 남겼지만, 시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에 리그오브레전드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을 장악하는 등 e스포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듯이 첫 대회에서 완벽한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e스포츠가 다음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지상파 방송에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게임인사이트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