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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러블리 호러블리'가 갖은 악재에도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24년 후 필립과 을순의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불운했던 소년 필립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가 됐고, 유복했던 을순은 '불운의 아이콘'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 됐다. 그런 두 사람은 서른 네 번째 생일을 앞두고 재회했다. 을순은 자신의 '귀, 신의 사랑' 대본을 넘기는 대신 공동 작가로 이름을 올려주겠다던 은영(최여진)이 연락을 끊자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 시각 필립은 은영의 캐스팅 제안을 거절한 뒤 혼자 차를 몰고 우연히 은영의 집 부근을 지나게 됐다. 이때 칼을 든 남자가 여자를 위협하는 광경을 목격한 필립은 '쫄보미'를 발산하며 고민했고, 무작정 달려든 을순과 얽히게 됐다. 필립은 결국 비닐봉지 복면을 뒤집어쓴 채 나섰지만 말로 해결을 보고자 했다. 하지만 몸으로 해결하려는 을순과 옥신각신했고, 그러다 칼에 찔릴 법한 필립을 을순이 맨손으로 막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성중(이기광)을 만나 은영이 자신을 배신한 사실을 알게된 을순은 엄마의 무덤 앞에서 홀로 눈물의 생일파티를 열고 노트북과 대본을 땅에 묻는다. 그 순간 이상한 노래소리가 들리며 을순은 2부 엔딩을 떠올렸다. 때마침 길을 잃고 헤매던 필립은 한 점쟁이(김응수)를 만나 무서운 예언을 듣게 되고 을순의 대본처럼 산사태에 갇혔다. 방송말미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서 여자 시체로 추정되는 손가락이 드러나며 필립과 을순의 범상치 않은 앞날이 예고됐다.
무엇보다 다소 황당할 수 있는 판타지적 전개에 설득력을 더한 박시후와 송지효의 열연이 기가 막혔다. 박시후는 뭘 해도 되는 완벽한 남자이지만 남다른 허당미를 자랑하는 필립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공주의 남자' '황금빛 내 인생' 등 젠틀한 이미지가 강했던 박시후였던 만큼, '멋짐'을 내려놓은 코믹 연기는 의외의 웃음을 선사했다.
송지효 또한 '예쁨'을 내려놨다. 머리는 산발을 하고 허름한 옷차림으로 운빨 없는 불운의 아이콘이란 캐릭터 특성을 살려냈고, 음침한 겉모습과 대비되는 따뜻한 마음씨까지 드러내며 호감도를 높였다. 비주얼을 내려놓은 박시후와 송지효의 연기 시너지는 기대 그 이상었다는 평이다.
'러블리 호러블리' 첫 방송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신선한 로코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송지효와 '황금빛 시청률의 사나이' 박시후의 꿀케미에 대한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첫 방송 시청률도 선전했다. 이날 방송된 '러블리 호러블리'는 4.8% 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너도 인간이니' 최종회(6.5%, 7.8%)보다는 부족한 기록이지만, 월화극 2위로 안정적인 출발을 알리는데는 성공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8.2% 9.7%, MBC '사생결단 로맨스'는 2.9% 3.2%의 시청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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