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게임 만평] 블리자드 WoW, '아제로스 여인천하(女人天下)' 어떻게 풀어갈까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08-09 10:03





오는 8월 14일 출시를 앞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 PC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WoW, 이하 와우)' 신규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이하 격아)'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이야기 전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블리자드는 7월 19일 '격아' 사전 업데이트를 정식 서버에 적용했다. 유저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직업별 전문화 개편, 능력치 압축, 전문 기술 숙련도 분리, 전쟁 모드 등 '격아'에서 선보일 콘텐츠를 미리 체험할 수 있어 사전 업데이트를 작은 확장팩이라는 뜻으로 '소(小)격아'라 부르고 있다.

'소격아' 패치 이틀 전, 블리자드는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전쟁인도자(Warbringers)'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전쟁인도자'는 '실바나스 윈드러너',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여왕 아즈샤라' 등 '격아'에서 핵심 역할을 맡게 될 캐릭터 3명이 주인공이다. 1편인 '제이나'는 7월 24일, 2편인 '실바나스'는 8월 1일 공개됐고 3편인 '아즈샤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쟁인도자'를 통해 블리자드는 각 캐릭터가 '격아'에서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됐는지, 게임 속에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지를 미리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전쟁인도자'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여성 캐릭터고, '소격아'를 통해 진영별 신규 종족 수장 대다수도 여성 캐릭터임이 확인됐다.

'격아'에서는 진영별 플레이 가능한 신규 종족이 4가지씩 등장한다. 얼라이언스는 '검은무쇠 드워프', '공허 엘프', '빛벼림 드레나이', '쿨 티란 인간' 등이고 호드는 '나이트본', '높은산 타우렌', '마그하르 오크', '잔달라 트롤' 등이다. 총 8가지 종족이 새로운 플레이 가능 종족으로 나오는데, 그중 7가지 종족 수장이 여성 캐릭터다.

'검은무쇠 드워프' 수장은 '모이라 타우릿산', '공허 엘프'는 '알레리아 윈드러너', '빛벼림 드레나이'는 '대장 파리야', '쿨 티란 인간'은 '캐서린 프라우드무어', '나이트본'은 '첫 번째 비전술사 탈리스라', '높은산 타우렌'은 '마일라 하이마운틴', '마그하르 오크'는 '대군주 게야라'다. '잔탈라 트롤'만 남성 캐릭터인 '라스타칸'이 수장이다.

이 중 '빛벼림 드레나이'는 여성 캐릭터 '대장 파리야'와 남성 캐릭터 '대총독 투랄리온'이 공동 수장을 맡았다. '나이트 엘프'가 여성 캐릭터 '티란데 위스퍼윈드', 남성 캐릭터 '말퓨리온 스톰레이지' 2강 체제를 선택한 점과 비슷하다. '잔달라 트롤'은 수장이 남성 캐릭터인 '라스타칸'이지만, 쇠약한 모습으로 등장해 딸인 '공주 탈란지'가 호드와 동맹을 맺을 때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격아'에서 새로 추가될 플레이 가능 종족 8가지는 모두 여성 캐릭터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 종족 중에도 여성 캐릭터가 수장인 종족이 있다. 얼라이언스 '나이트 엘프'는 '티란데 위스퍼윈드'가 공동 수장이고, '투슈이 판다렌'은 '아이사 클라우드싱어'가 수장이다. 호드 '언데드'는 '실바나스 윈드러너'가 수장인데, 호드 전체를 대표하는 '대족장'이기도 하다.


새로운 확장팩 '격아'가 출시되면 '와우'는 얼라이언스 11 종족, 호드 11 종족, 총 22가지 종족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그중 11개 종족은 여성 캐릭터가 수장이다. 또한, '제이나 프라우드무어'나 '여왕 아즈샤라'는, 플레이 가능한 종족 수장은 아니지만 '전쟁인도자'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번 확장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리라 짐작된다.

이 같은 캐릭터 역할 배분 때문에 유저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워크래프트 2'부터 등장했던 '알레리아 윈드러너'와 남편과 딸이 없을 때 '쿨 티란'을 통치한 '캐서린 프라우드무어', 이전 확장팩 '군단'에서 활약했던 '대장 파리야', '첫 번째 비전술사 탈리스라', 오랜 기간 '드워프' 공주로 등장한 '모이라 타우릿산' 등은 '와우' 스토리 전개상 어느 정도 수장으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유저들은 '마그하르 오크' 수장인 '대군주 게야라'에 대해서는 스토리 전개 상 수장이 되는 개연성이 부족하는 평가를 하고 있다. '마그하르 오크'는 '평행세계'에서 건너온 종족인데, '대군주 게야라'는 기존 '와우'에 등장한 '스랄'이 다른 세계에서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설정이다. '스랄'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캐릭터인 만큼, 설정을 덮어버리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데 대해 의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군단'과 '격아' 사이 이야기를 그린 공식 소설 '폭풍 전야(Before the storm)'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소설에는 "사실, '볼진(트롤 대족장)' 전까지 (호드) 대족장들은 모두 '오크'였다. 그리고 '실바나스' 이전까지 그들은 모두 건립 종족들이었다. 그리고 남자였다. '실바나스'는 이 모든 걸 바꿨고, 그 점을 자랑스러워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런 내용은 게임 커뮤니티에서 '정치적 올바름'과 '여성주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와우'는 유저가 게임 속 세계인 '아제로스'에서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든 사소한 일거리든 수많은 사건에 직접 개입하면서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과하고 '와우'만이 가진 스토리텔링을 선보여 성공한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14년간 서비스를 통해 확장된 세계관은 소설,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통해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와우'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게임을 비롯해 소설, 애니메이션,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섭렵하며 블리자드가 그려내는 이야기를 즐기고 있다. '격아'는 여성 캐릭터 존재감이 크게 두드러진 확장팩인 만큼,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할지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격아'는 14년 동안 서비스를 이어온 '와우' 역대 확장팩 중 가장 많은 여성 캐릭터가 비중 있는 혁할을 맡은 확장팩이다"라며 "블리자드가 이번 확장팩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해 '아제로스 여인천하(女人天下)'를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