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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함무라비' 자체최고 유종의미, 고아라-김명수-성동일 '인생캐'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7-17 08:4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월화극 '미스 함무라비'가 16일 종영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生 리얼 초밀착 법정 드라마다. 방송 내내 현실 공감 에피소드와 사이다 전개로 큰 호평을 받았던 작품답게 '미스 함무라비'는 마지막까지 정의를 구현하며 시원한 결말을 맺었다.

이날 방송된 '미스 함무라비'에서는 민사 44부의 마지막 재판이 그려졌다. 민사 44부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사건을 맡게 됐다.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재판은 쉽지 않았다. NJ 그룹의 밑작업 때문에 아내가 남편 몰래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박차오름(고아라)은 마녀사냥을 당하며 난관을 맞았다.

하지만 박차오름은 한세상(성동일)과 임바른(김명수)의 믿음 속에서 차분하게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아내는 남편에게 상습폭행을 당하다 늑골 골절상을 입었고, 자신을 지키고자 가위를 휘두르다 남편을 살해하게 된 사실을 밝혀냈다. 배심원들은 아내의 편을 들어 피고에게 무죄를 판결했다.

민사 44부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세상과 임바른의 활약으로 젊은 판사들이 박차오름에게 동조하기 시작하면서 성공충(차순배)의 성희롱을 비롯한 악행이 드러났다. 이에 수석부장(안내상)도 박차오름의 징계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성공충의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하지만 한세상은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범이 무죄를 받은 판례가 없었다며 자신이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냈다.


'미스 함무라비'는 다른 법정물과는 완전히 다른 드라마였다. 현직 부장 판사가 대본 집필을 맡았기 때문인지 형사 재판에 집중했던 기존의 법정물과 달리 사람에 집중하는 민사재판을 담아냈다. 직장 내 성희롱, 내부고발자 해고, 교수의 제자 준강간, 형제들의 재산분할, 가정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사건까지. 우리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에피소드를 다루며 매회 차원이 다른 공감을 유발했다. 이에 시청자는 보다 깊게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게 됐다. 재판 당사자는 물론 법원 구성원까지 놓치지 않는, 리얼하고 촘촘한 대본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성동일을 필두로 한 김명수와 고아라 등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었다. 인간적인 친근감과 묵직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주며 성동일은 극의 무게중심을 꽉 틀어쥐고 후배 배우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판을 만들었다. 그 위에서 김명수는 세밀한 연기로 극의 텐션을 조절했고, 고아라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로 극을 끌어나갔다. 이 세 배우의 완벽한 시너지는 '미스 함무라비'가 가진 공감의 힘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줬을 뿐 아니라 '이런 판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심어주기까지 했다. 분위기 메이커 류덕환, 걸크러시 팔색조 매력을 뽐낸 이엘리야, 이원종 안내상 이철민 염지영 이예은 등 개성있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법정의 현실감을 더했다.

이렇게 '미스 함무라비'는 사회정의구현이라는 묵직한 메시지와 희망을 안기고 막을 내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5.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이로써 '미스 함무라비'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종영했지만, 이 멤버 그대로 만드는 시즌 2를 시청자들이 바라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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