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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개념을 비틀다' 던전메이커 체험기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8-06-26 14:54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호날두와 메시를 두고 갑론을박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호날두가 4골을 몰아치며 '우리형'의 면모를 보여줬는데, 메시는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누구도 메시가 주어진 찬스를 놓치며, 아르헨티나를 승리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겠는가. 축구공이 둥글기에 일어난 '이변'의 결과다.




이렇게 월드컵에서 이변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게임시장에도 예상치 못한 신작이 등장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인디게임 '던전메이커'가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을 시작으로 중국과 대만 그리고 홍콩에서 유료앱 전체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 주요 게임회사가 글로벌 마켓의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인디게임이 해외에서 성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과연 던전메이커는 어떠한 게임성으로 정상에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게임의 시작화면이 던전메이커가 무엇인지 한 번에 보여준다. 네 명의 마왕이 테이블에 던전 지도를 펼쳐놓고 카드게임을 하는데, 서로의 패를 가리고 신중하게 다음 수를 생각하는 모습이 던전메이커의 전략적 요소를 표현하고 있다.

게임은 '리리스'와 '엘리자베스'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독특하게 튜토리얼 없이 게임이 바로 스테이지가 진행되는데, 눈앞에 주어진 3개의 일반 전투카드 중 하나를 클릭하면 디펜스모드가 시작된다.


굳이 게임의 조작법을 습득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던전 입구에 용사 무리가 우르르 몰려오면, 나도 모르게 화면을 터치한다. 터치하면 마왕의 공격이 시작되며 자신을 퇴치하러 온 정의의 사도를 쫓아낸다.

첫 스테이지를 공략하면,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마왕을 퇴치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한다?'

대다수 게임이 차원의 틈을 뚫고 평화의 세계에 침입한 몬스터, 악마, 마왕에 맞서 싸우는 스토리인데, 던전메이커는 이색적으로 기존 관념을 비틀었다. 성난 용사 무리에 맞서 마왕의 주거지를 지켜야하는 것. 즉, 던전으로 침입한 성난 전사들이 오히려 '악'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맞서는 악마 세력이 '정의'다.




스테이지 하나를 공략할 때마다 전투보상으로 '몬스터알'을 배양하고 혹은 합성하는데, 매번 어떤 생물이 나올지 기대된다. 가죽 색깔, 직립보행 여부, 공격무기 등 전체적인 변화가 나타나 보는 맛이 일품이다. 예를 들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 임프와 뱃트 합성 시 사족보행 동물 헬하운드가 나오거나 혹은 고블린과 리자드맨이 조합됐을 때 골렘으로 종족 변환이 되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다.

게임은 전형적인 로그라이크 형식으로 던전을 한 번 수호할 때마다 하루가 지난다. 최대한 오래 방어하며 버티는 것이 목적으로, 매번 얻는 전리품으로 마왕을 육성하고 새로운 몬스터를 배치한다. 또한, 주거지 곳곳에 '둔화', '화상' 등의 함정을 설치할 수 있고, 반대로 용사에게 '보호막' 혹은 '치유'의 효과를 주는 신단이 설치될 수도 있다. 따라서 던전의 내부 인테리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오래 생존할 수 있다.

던전메이커의 개발자는 '왜 플레이어가 용사의 편일까?'란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기존의 관념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인디게임이 가진 매력이다. 앞으로 출시될 인디게임이 던전메이커를 귀감으로 삼아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게임인사이트 임상후 기자 afterprize@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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