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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가상현실), 게임과 e스포츠 담아낼 신 플랫폼으로 주목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8-06-25 08:07


이용자들이 송도 테마파크에서 VR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지난달 열린 '월드 IT쇼 2018'에서 참관객들이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VR'

한빛소프트의 '오디션 VR-아이돌'

VR e스포츠 생중계를 위한 MOU(양해각서) 체결을 한 OGN 강헌주 본부장(왼쪽)과 테크노블러드코리아 류일영 대표.

'포켓몬 고'가 몰고 온 AR(증강현실) 게임의 열풍에 이어 VR(가상현실)이 게임 콘텐츠와 e스포츠의 재미를 담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PC온라인과 모바일, 콘솔 장르에서의 콘텐츠 경쟁이 이미 '레드오션'이 된지 오래된 가운데, 경쟁이 없거나 적은 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의 일환으로 VR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성공에 대한 보장은 당연히 없지만, 기존 공식에 안주할 경우 현상유지는 커녕 자칫 도태까지 이를 수 있는 엄혹한 경쟁 환경에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일 수도 있다. 새로운 플레이어는 물론이고 위기감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VR e스포츠의 가능성 타진

VR은 그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 게임산업에선 오큘러스나 삼성기어, 바이브 등과 같은 고가의 헤드셋을 장착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소수의 사람들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정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확장 가능성에 대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하는 재미'보다는 '보는 재미'를 추구하는 e스포츠에는 적용되기 힘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e스포츠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VR e스포츠 개척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글로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e스포츠의 원형 시스템을 한국에서 만들었듯 향후 VR e스포츠에서도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라 할 수 있다.

e스포츠 분야를 개척한 게임방송 OGN은 e스포츠 경기의 세계 최초 VR 생중계를 하기 위해 VR 전문회사 테크노블러드코리아와 이달 초 손을 잡았다. 이를 통해 e스포츠 VR 중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이를 글로벌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중인 e스포츠 대회 '배틀그라운드 서바이벌 시리즈 시즌2'의 정규시즌에 알파, 베타테스트를 거쳐 결승전부터 본격적인 VR 생중계 서비스를 시작한다. 헤드셋을 착용한 사용자들은 중계방송과 함께 맵과 데이터 정보, 그리고 개별 선수의 플레이 화면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테크노블러드코리아는 한국과 일본의 1000여개 PC방에 VR 헤드셋을 무상 공급하고, '버추얼게이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1000개 이상의 VR 콘텐츠를 공급중이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1일 VR e스포츠 산업 활성화를 연구할 'VR e스포츠 아카데미아'를 발족시켰다. e스포츠 전문사인 콩두컴퍼니가 총괄 운영과 기획을 맡고 VR과 e스포츠 전문가가 참여, VR 콘텐츠와 기술, 무대구성 및 연출기획, 뷰어십(VR에 특화된 관람 요소)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전현직 프로게이머인 이제동과 홍민기, 문호준, 구교민 등과 함께 게임해설가 김동준, OGN 캐스터 정소림 권이슬, e스포츠 크리에이터 성지훈 등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중간 연구결과는 7월 경기 판교에서 열리는 글로벌 개발자 포럼(GDF)에서 VR e스포츠 쇼케이스로 선보인다. 여기에선 VR게임 콘텐츠 시연과 대전 등이 열릴 예정이다.


VR 콘텐츠의 대중화

VR 게임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VR 기어의 보급은 여전히 한계가 있지만, 전국 각지에 VR 테마파크와 VR방 등이 만들어지면서 판로가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VR방이 기존 PC방에 버금갈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도심 속에 등장하고 있는 VR 테마파크의 경우 남녀노소가 한정된 시간과 비용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대중화에 대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게임사 가운데 VR 진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VR', '인피니트 파이어' 등을 필두로 20종 이상의 VR게임 개발과 함께 VR 테마파크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VR 매직 파크'라는 브랜드의 VR 테마파크를 만들어 자사 IP를 활용한 멀티플레이 VR게임을 집중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다른 테마파크와의 차별화를 위해 스트리밍 방송 중계를 지원하는 등 VR e스포츠에 좀 더 특화를 시킬 예정이다. '스페셜포스 VR'의 경우 올 여름 서울 동대문에 개장하는 일루션 월드 VR 테마파크의 대표 콘텐츠로 공개된다.

한빛소프트는 자시의 첫 VR게임 '오디션 VR-아이돌'을 이달 초 구글 데이드림 버전으로 출시했는데 구글 피처드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육성 시뮬레이션 형식의 게임으로, 주인공 소녀 캐릭터를 성인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미션들을 주면 이에 따라 소녀의 다양한 능력들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네오위즈는 리듬게임 '탭소닉 월드 챔피언 VR'의 유료 테스트(얼리 억세스) 버전을 스팀에 오픈했다. VR 모션 컨트롤러를 이용해 양손으로 노트를 터치해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VR 환경이기에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히 타진되고 있다. 국내의 VR게임 전문사 비주얼라이트는 VR 액션 디펜스게임 'Throw Anything'(쓰로우 애니띵)을 북미의 VR 프랜차이즈 업체인 'VR 정키스'와 '컨트롤 V'에 공급하기로 했다. VR 플랫폼 개발 및 몬스터VR 테마파크 운영사인 GPM은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 VR 테마파크 입점 계약을 맺었다. 몬스터VR의 해외 1호점으로, 향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으로 해외 진출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GPM은 전했다.

한편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 등의 단체를 지난해 발족시켰고 지난 4~5월에 문화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사단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신규사업 실시와 기술 개발, 글로벌 시장 개척 등 VR 콘텐츠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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