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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박정현-하림-수현이 다뉴브 강가에서 '추모 버스킹'을 했다.
하림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다리로, 세계 3대 야경 스폿으로 꼽히는 장소에서 헨리에게 즉흥 연주를 제안했다. 이에 헨리는 바이올린을 꺼내 하림과 함께 헝가리의 민속무곡 '차르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두 사람의 척척 맞는 호흡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하림은 헨리를 언급하며 "참 똑똑한 친구다. 재능이 많다"고 칭찬했다.
음악과 함께 한 세 사람은 헨리를 보내면서 음악으로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세 사람은 헝가리의 추운 날씨와는 달리 따뜻한 호수의 물에 신기해하며 손을 담갔다. "목 상태가 안 좋았는데 다행이다"라며 자연이 주는 가습 효과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에 호숫가에 앉아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오롯이 본인들을 위한 힐링 타임을 가졌다.
호숫가에서 하림은 "안익태 선생님을 보니 생각난다"라며 동시대 활동했던 최승희의 '이태리의 정원'을 불렀다. 박정현도 "이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다"라며 'Amazing grace'를 노래했다. 수현은 하림의 기타 반주에 맞춰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호숫가에서 '힐링 보이스' 타임을 즐긴 후 박정현은 "헨리가 떠나고 그날 그 자리부터 지금까지 우리 셋이 생각하는게 달라졌다. 셋이서 어떤 음악을 보여줘야할지 편하게 노래하면서 고민을 떨쳐버리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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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세 사람은 '추모 버스킹'을 준비했다. 하지만 공연날 아침 박정현과 수현은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스케줄 조정 후 연습 없이 어렵게 버스킹에 나섰다.
버스킹에 앞서 '다뉴브 강가의 신발들'을 둘러 본 세 사람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수현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고, 하림은 "실제로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림의 '연어의 노래'로 시작된 '추모 버스킹'은 이어 추모의 의미로 해석한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를 박정현이 불렀다. '좋은 나라'는 연습 당시에 박정현이 울컥하며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던 곡. 이날 박정현은 "진심을 다해 평화로운 에너지를 보내주고 싶었다"라며 '좋은 나라'를 선곡한 이유를 전했다.
수현은 故종현이 작곡한 '한숨'을 불렀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애도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박정현이 부른 Sarah McLachlan의 'Angel'이 울려 퍼지자 행인들은 숨죽여 세 사람의 노래를 경청했다.
버스킹을 마친 후 박정현은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노래했다"라며 "음악을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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