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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방송인 박재민(35)이 화제를 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해설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박재민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KBS 해설위원으로 스노보드 해설에 참여, 지난 2월 12일 진행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전 중계 해설도 맡아 하며 올림픽을 지켜보는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전문적인 스노보드 지식을 전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해설로 시청자들의 귀를 편하게 했고, 적재적소 애드리브들 가미해 방송 내내 화제가 됐다.
"올해 제가 정말 큰 복을 받았어요. 덕담처럼 새해 복을 많이, 가득 받은 것 같아요. 평창동계올림픽 해설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기억하는 분들이 많이 안 계시더라고요. 대게 올림픽이 끝나면 그 열기가 곧바로 식잖아요. 게다가 전 단발성 해설자여서 더 빨리 열기가 식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올해 초 예상하지 못했던 과분한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제겐 좋은 추억이 됐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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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MC계 유재석'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각종 행사 사회를 꽤 오래 해왔어요. 1999년 때부터 각종 행사 MC를 봤는데 그때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거든요(웃음). 경력으로 치면 19년째 행사 MC로 열심히 뛰고 있죠. 나름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 됐죠. 하하. 어떤 행사라도 다 소화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요. 스스로는 '행사 MC계 구첩반상' 정도로 표현하고 싶네요(웃음). 돌잔치부터, 기업, 스포츠인 올림픽 행사까지 맡아봤으니까요. 평소 행사 MC 제안을 종종 받는 편인데 확실히 평창 이후 인지도가 올라가서 찾아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어요. 많은 행사 참여로 뉴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현장 경험들을 쌓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차곡차곡 쌓은 지식을 나중에 연기로 풀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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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일이란 게 제가 원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들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던 시기였는데 그때 찾아온 기회가 올림픽 해설이었거든요. '지금은 연기에 도전할 시기가 아니구나' 싶었어요. 솔직히 연기가 너무 하고 싶기도 해요. 드라마 작품이 종종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여러 이유로 고사를 해야 했거나 혹은 최종적으로 캐스팅이 안 될 때도 있었죠. 처음에는 좌절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는데 요즘엔 운명으로 받아들여요. 때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준비하는 것도 연기자로서 자세인 것 같아요. 바다도 밀물과 썰물이 있듯이 제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최근엔 올림픽이란 밀물이 들어왔고 조만간 썰물이 되겠죠? 또 기다리다 보면 연기라는 밀물이 들어오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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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이란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뭐 하는 사람이야?'라는 평이 제일 많았어요. 배우인지, 개그맨인지, 또 MC인지 혹은 운동 잘하는 일반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요(웃음). 좋게 평하자면 다방면으로 활약한 노력형 인간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한 분야도 이미지 구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실패작이죠. 지상파 데뷔를 기준으로 올해 10년 차가 됐는데, 아쉽지만 배우로서 대박 난 작품이 없어요. 그러던 중 평창에서 10년 만에 물꼬를 텄죠. 인생작을 찾은 셈이죠. 하하. 확실히 올림픽 해설 이후 생각이 달라졌어요. 지금 제가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프리젠터(Presenter, 진행자)죠. 연기자는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운명은 아닌 것 같아요. 현재 대중이 제게서 보고 싶은 모습은 프리젠터이고 전 그걸 겸허히 받아들이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걸 평창을 통해 알게 됐어요. 박재민 인생 2막이 열렸죠. 또 언젠간 이런 경험들이 밑거름돼 좋은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그땐 인생 3막으로 또 다른 행복이 올 거란 기대를 가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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