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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B급 코미디'를 표방하고 'B급 코미디언'를 자처하는 유병재. 하지만 그의 공연 'B급 농담'은 의미와 메시지를 모두 담은 A급 하이퀄리티 코미디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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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재의 첫 번째 스탠딩 코미디쇼인 '블랙코미디'는 19세관람가임에도 불구하고 소재와 표현면에서 다소 방어적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몇몇 관객들로부터 '19금, 그것도 스탠딩 코미디'로서 너무 약한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B의 농담'은 전혀 달랐다. 지난 공연 '블랙코미디'와 마찬가지로 19세관람가로 진행된 'B의농담'은 소재나 표현, 내용면에서 훨씬 강했고 훤씬 ?였?
최근 자신이 휘말린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리뷰 논란을 직접 언급, 뼈 있는 셀프디스를 시전하며 공연을 시작한 유병재는 지난 공연 '블랙코미디'의 클로징을 장식했던 특정 정치인에 대한 거침 저격 등을 시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욕하고 싶지만 대놓고 할 수 없었던 욕을 대신해 내지르며 관객들에게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병재는 자신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마약 사건에 휩싸였던 것을 언급하며 '약국이 맞다'며 "약해서 기분 좋았던 건 그들인데, YG를 욕하지 않는다고 욕을 먹는 건 내쪽이다"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관객을 뒤집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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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로부터는 혹은 어떤 집단으로부터는 의도치 않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소재들을 코미디쇼의 소재로 사용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도 유병재가 하고 싶었던 말은 '성급한 일반화와 '극단적 혐오에 대한 경계' 였다. 전체가 아닌 일부만 보고 모든 걸 결정지어버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남과 다른 이들'을 향한 무조건적인 극단적인 혐오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이는 공연 말미를 장식했던 그의 말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유병재는 "난 농담을 하고 싶었지 누구를 욕하고 싶었던 적이 없다. 조롱은 코미디의 일부분 일뿐이지 코미디 전체가 아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무엇을 조롱하고 나면 내가 이 세상 전부를 조롱하길 원하는 것 같다. 내게 웃음이 아니라 분노가 나오길 원하는 것 같다. 농담이 아니라 어떤 입장표명이 나오길 원하는 것 같다"며 웃음기를 뺀 채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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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지만 내가 페미니즘을 배우려고 다가가면 한남충이라며 밀쳐내고 밀쳐진 반대편에서는 꼴페미메갈이라고 밀어낸다. 그 양끝이 무서워서 가운데 있으면 양비론자, 침묵하는 방관자, 시류에 편성하는 회색분자라고 욕을 한다"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한고 인정하고 숨지 않고 당당히 나서서 이야기하는 '건강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mlee0326@sportshcsoun.com,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