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나은, 애묘 러시안블루 모녀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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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걸그룹 레인보우 해체 이후 후유증을 겪은 배우 고나은(30). 그는 7년간 몸담았던 레인보우의 해체는 생갭다 큰 공허함을 갖게 했다며, 이로 인해 지친 마음을 반려묘로 극복했다는 마음 속 이야기를 전했다.
─ 최근 참여했던 MBN 드라마 '연남동 539'가 종영했다. 소감은?
'연남동 539'는 저한테 특별한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본 분들이 제게 해주는 말이 대부분 '석도희 역이 딱 고나은이다'라는 평이었어요. 실제로 연기할 때도 너무 편했는데 그게 캐릭터에도 잘 녹아들었나봐요(웃음). 아무래도 전작에서 악역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지 시청자가 색다르게 느끼는 지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악역을 할 때는 한 마디 대사도 더 밉게 해야 하고 새침하게 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는데 이번엔 그냥 있는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캐릭터라 몰입도가 더 높았던 것 같아요.
석도희가 정말 편할 수밖에 없었던 게 일단 옷도 비슷한 색깔의 트레이닝이었고 특별히 화려한 메이크업도 필요 없었어요. 집에서 씻고 간단한 기초 메이크업만 한 뒤 머리 묶고 안경 쓰면 석도희가 되는 거죠. 현장에 가서 '오늘은 어떤 색의 트레이닝복을 입어볼까?'라며 고민한 게 전부니까요. 하하. 외적으로 준비할 부분이 많이 없으니까 주위를 더욱 신경 쓸 수 있게 된 점도 변화라면 변화죠. 스태프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고요. 또 '연남동 539'는 참여한 배우들도 많이 있어서 제가 기댈 언덕도 많았던 것 같아요. 정말 현장이 너무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제가 배우로 더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인생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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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일단 늘 함께했던 멤버들과는 자주 만날 수 없게 됐다는 게 제일 아쉽죠. 레인보우 해체 당시 연기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서 정말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거든요. 그래서 항상 긴장하고 바쁜 상황이었는데 해체를 기점으로 드라마도 끝나면서 갑자기 여유 시간이 많이 생겼어요. 우연인지 모든 게 한꺼번에 끝나버렸죠. 처음엔 너무 바쁘다 한가해져 좋기만 했어요. '자유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그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마치 후유증을 앓는 것처럼 아팠어요. 저희가 레인보우 활동을 끝내고 난 뒤 다 같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제가 앓아누워버린 거죠. 그때 '이렇게 아플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멤버들이 아픈 절 보고 '언니가 그동안 너무 달려가기만 해서 그게 한 번에 다 끝나니까 피로가 몰려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해체로 공허함과 외로움도 많이 느꼈을 것 같은데?
일단 멤버들과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한동안 몸이 계속 아프더라고요. 집에서도 계속 누워있었는데 그때 블루에게 정말 많이 위로를 받았어요. 그냥 누워있는 절 가만히 봐주고 내 옆에 안겨있는 것만으로도 마치 간호받는 느낌이더라고요(웃음). 굉장히 따뜻하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블루에게 받았어요. 가끔 자는 절 깨우기도 하고요. 원래 강아지 키우는 분들이 반려동물과 교감을 많이 한다고 하잖아요. 고양이는 강아지보다는 교감 포인트가 많이 없는데 이번에 전 블루로 많은 것을 느꼈어요. 블루가 도도해 보여도 정말 따뜻한 심성을 가졌거든요(웃음). 블루 덕분에 정말 많이 힐링이 됐어요. 블루를 보면서 혼잣말로 '너밖에 없다'이러면서요. 갑자기 밀려오는 공허함에 많이 울기도 했고 허전했는데 블루가 큰 힘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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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저의 집이 많이 좁아요(웃음). 저는 좋은데 집이 너무 협소해서 아이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요? 또 제게 여유가 많이 생기면 더 많이 입양하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아직은 무리인 것 같아요. 원래 고양이 집사들 사이에는 '고양이를 한 마리만 혹은 두 마리만 키우는 집은 없다'라는 말이 있거든요. 그만큼 고양이 매력에 빠지면 계속 입양을 하게 되는데 저도 고양이 매력에 푹 빠져서 무턱대고 입양할까 봐 걱정이에요. 아직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정신을 꽉 잡고 있어요. 하하. 그런데 또 예쁜 고양이를 보게 되면 마음이 자꾸 흔들리더라고요. 제가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이유죠(웃음). 지금도 블루와 보라를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고 집사'입니다.
─ 요즘은 애완동물 유기 문제도 심각하지 않나?
맞아요.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특히 고양이를 입양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고양이 털 알레르기와 가구 스크레치에 대한 문제를 염두에 둬야 해요. 고양이 습성 자체가 털도 많이 빠지고 가구도 많이 긁는데 이런 부분을 예민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고양이 입양을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셔야 해요. 고양이를 키우면서 포기할 부분도 있으니까요. 정말 신중하게 고민하고 생각해서 입양하셨으면 좋겠어요.
─ 미래의 남자친구 혹은 미래의 남편이 블루와 보라를 반대한다면?
사실 전 남자친구의 반대는 걱정 안 했고 오히려 엄마의 반대를 걱정했어요. 하하. 엄마 친구분들이 모두 강아지를 키우시는데 알고 보니 그 강아지들은 자식들이 키우다가 결혼할 때 집에 맡겨 놓은 강아지들이더라고요. 엄마도 제가 키우지 못할까 봐 초반에는 반대하셨어요. 엄마가 제게 늘 하는 말이 '나는 너 결혼할 때 고양이 못 맡는다'라고 해요(웃음). 지금 당장은 그런 문제에 대해 고민은 없어요. 그래도 이왕이면 저와 생각이 잘 맞고 특히 동물을 사랑해주는 사람과 인연이 닿으면 좋겠어요. 혹시라도 제 연인이 블루와 보라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면 전 설득할 자신이 있어요. 이런 게 '엄마 부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아이들은 더 많이 예쁘고 특별하니까요.
soulhn1220@sportschosun.com, 영상취재=변은영 기자 euny630@sportschosun, 한예지 인턴기자 hyyyj226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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