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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월화극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마친 배우 정인선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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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도 '여름이가 커서 인선씨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어머님이랑 이 환경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 우리가 여름이 스케줄에 주로 맞췄는데 막바지로 가면서 여름이도 조금씩 늦게 촬영해야 할 때가 있었다. 항상 잘 웃으니까.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힘 없이 웃더라. 일부러 억지로 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아프더라. 어머님도 '인선 씨는 언제부터 본인이 원해서 하기 시작했냐'고 하시더라. 나는 사실 처음부터 내가 고집부려서 시작하긴 했는데 정말 밤 새고 힘들었던 환경일 때 그만할까 하고 엄마가 물어볼 때도 아니라고 했었다. 확실한 건 나는 어릴 때 내가 자라고 나서 '너 그때 힘들었겠다'는 말을 들으니까 그제서야 힘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름이는 세상을 나와서 처음 맞는 세상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와 비교 되지도 않고 이게 자기 세상의 전부이고 이게 맞다고 생각하고 살아올 거라고 했다. 그래서 피곤한 와중에도 웃고, 예뻐해주니까 적응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거니 어머니가 잘 제어해주셔야 할 거라고 했다. 어머니도 힘들고 피곤한데 얘는 왜 안 울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그런 면에서 내가 아역을 했던 게 누군가한테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고, 그게 내 딸이었던 여름이를 위한 얘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역을 했던 걸 잘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정말 색다른 이유로 아역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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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슬럼프는 사실 '마수리'가 끝나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2때까지 고민했다. 남들 오는 중2병처럼 그랬다. 혼자 산문집을 많이 썼다. 스스로 안으로 들어가는 시기가 있었다. 너무 어릴 때부터 하다 보니 혼자서 뭔가 주관적으로 자아를 키우지 못하고 '너는 공인이야'라는 말을 듣고 크다 보니 남들 눈에 맞춰져 있더라. 그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연기를 보는 게 좀 힘들어졌다. 아역 타이틀을 떼면 아무 매력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흔한 취미나 개인 기호도 없더라. 촬영하고 학교 가고 친구들 만나고가 전부였다. 그렇다고 연기를 그만두려는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연기를 못하겠다고 했다. 어머님께서는 '지금 그만두는 건 할 수 있지만 다시 돌아오는 건 안될 거야'라고 걱정하셨다. 그럼에도 나는 감수하고 나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 시간을 정말 많이 가졌다. 그때 슬럼프를 혼자 잘 견딘 것 같다. 그게 아니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생각도 많이 늘었고 개인 기호가 정말 많이 생겼다. 그 뒤부터 절대 놓치지 않으려 하는 게 나의 주관이다. 역할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고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깊이도 달라졌다.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슬럼프로 표현하고 싶진 않다. 6학년 때까지 '매직키드 마수리'를 했고 그 후로 진행을 보기 시작했다. 그것을 마치고 내 시간을 갖고 그러다 고1때 다시 시작했다. 정말 친구들한테 많은 위안을 받았다. 아역 타이틀을 떼도 내 옆에 누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빨리 하게 됐다.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위로해주는 사람들 품에서 위로받고 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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