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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미소년·미소녀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요리부터 실물을 보기 어려운 아이돌, 총기, 함선까지 다양한 소재로 유저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국내 '미소년·미소녀게임' 열풍은 지난해 6월 출시된 '소녀전선'에서 비롯됐다. X.D. 글로벌이 출시한 '소녀전선'은 'AK-47', 'Kar98k', 'M4A1', 'WA2000' 등 실제 존재하는 총기를 미소녀 화 했다. 게임 내 등장하는 미소녀들은 총기 제조국이나 제조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개성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서로 다른 삽화가가 그린 삽화는 캐릭터마다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유저가 원하는 취향대로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를 제공했다.
'소녀전선'은 출시 이틀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차지했고, 곧이어 구글 플레이에서도 인기 1위에 올랐다. 매출도 꾸준히 올라 애플 최고 매출 2위, 구글 최고 매출 3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수준 높은 삽화와 성우 연기, 개성 넘치는 캐릭터 디자인이 유저 취향을 만족시키며 빚어낸 성과였다.
X.D. 글로벌은 곧이어 3D 액션 RPG '붕괴 3rd'를 출시했다. 작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붕괴 3rd'는 인류 대표인 '발키리 대원'이 문명을 파괴하는 '붕괴'에 맞서 세계를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카툰 렌더링으로 표현된 캐릭터와 유명 성우 목소리 연기, 자동 사냥 없이 수동 조작만으로 선보이는 손맛과 액션성으로 순식간에 양대 마켓 인기 1위, 최고 매출 3위를 달성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11월 일본 개발사 타입문(TYPE-MOON)이 보유한 '페이트' 시리즈 세계관을 활용해 제작된 수집형 RPG '페이트/그랜드 오더'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는 '아서왕', '헤라클레스', 쿠 훌린' 등 전 세계 역사, 신화 속 영웅을 소환하고 육성해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꾸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로 전 세계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출시 후 양대 마켓 최고 인기 1위, 최고 매출 3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2차원 문화' 게임을 강조한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미소년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앙상블 스타즈 for kakao', 리듬 게임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앙상블 스타즈'는 8개 유닛으로 구성된 미소년 아이돌 30명을 성장시켜 탑 아이돌로 만드는 게임이다. 유닛별 멤버를 자유롭게 구성 가능해 마음에 드는 캐릭터로만 아이돌 팀을 꾸릴 수 있다. 라이트 노벨 작가와 유명 성우를 기용해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몰입도를 더했다. 일본, 중국, 대만에서 적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국내에서도 애플 최고 매출 9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는 일본 미디어 회사 부시로드가 2015년 시작한 차세대 걸즈 밴드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 '뱅드림(Bang Dream!)' 세계관을 담은 게임이다. 수준 높은 라이브 2D로 구현된 캐릭터 25명과 유명 성우진 풀 보이스 지원, 완성도 높은 음원을 선보인다. 리듬 게임이 갖춰야 할 기본기와 캐릭터별 스토리가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구글 인기 3위, 애플 인기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플레로게임즈는 수집형 RPG '요리차원'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월 28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요리차원'은 동파육, 수르스트뢰밍, 나폴리 피자, 부리토 등 세계 각국 요리를 '식령'이라는 캐릭터로 미소녀 화 한 게임이다. 한국 요리는 떡볶이, 유과, 돌솥비빔밥이 미소녀 캐릭터로 등장한다. 성우 더빙과 화려한 삽화는 물론, '식령'을 수집하고 육성, 조합해 다양한 난이도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전략적 재미를 모두 제공한다.
과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이 불투명했던 '미소년·미소녀게임'은 캐릭터마다 애니메이션 급 삽화를 도입하고 음성 더빙을 통한 캐릭터 성이 두드러지면서 만화,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세대가 주요 유저층으로 진입한 최근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삽화, 음성 지원, 캐릭터 성 같은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독특한 소재를 차용한 게임도 신작으로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소년·미소녀게임' 열풍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에 거세게 불고 있다"며 "만화, 애니메이션을 즐기며 게임 속 캐릭터 자체를 좋아하는 유저 층이 존재하는 한 '미소년·미소녀게임'은 계속해서 인기를 이어 나가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