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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수성못' 감독 "이세영 100% 완벽한 대구 사투리 연기, 지적 댓글 속상"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4-05 15:01


유지영 감독 인터뷰
옥인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4.0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수성못' 유지영 감독이 주연 배우 이세영에 대한 강한 애정과 믿음을 드러냈다.

아르바이트와 편입 준비를 하며 인생 역전을 꿈꾸며 치열하지만 짠내나게 살던 희정(이세영 분)이 어느날 뜻하지 않게 수성못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에 연루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수성못'(한국영화아카데미 KAFA). 연출을 맡은 유지영 감독이 5일 오후 종로구 누상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일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비일상의 사건을 소재로 한 코미디 단편 '고백'(2011)으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유지영 감독. 그의 첫 장편이 '수성못' 역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19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8회 광주여성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고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성못'은 악착같이 지방 도시 대구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희정(이세영)과 세상을 떠나고 싶어하는 영목(김현준),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는 희준(남태부)까지 세 캐릭터를 통해 청춘들의 아이러니를 세련된 연출과 시니컬한 유머로 풀어내 눈길을 끈다. 미스터리한 사건의 중심에 킬킬 거릴 수 있는 유머를 가미해 색다른 재미를 선물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지영 감독이 자신이 자고 나란 대구라는 도시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시나리오에 상상력이 결합해 공감대를 자극하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유지영 감독 인터뷰
옥인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4.05/
언론시사회 말미 눈물을 보였던 유지영 감독. 그는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갑자기 눈물이 났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기자간담회에 앉아서 관객석에 앉은 기자님들을 둘러보니 '이게 다 뭐지?' 싶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2년 반 이나 지난 후에 개봉된거다. 그 사이에 저는 다른 작품을 찍었고 그 작품도 벌써 6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리 작품이 정식 개봉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와중에 이렇게 선보이게 되니 감회가 새롭더라. 그리고 우리 배우들이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다. 2년이나 개봉을 못하고 있는 와중에도 우리 배우들은 제게 '언제 개봉해요?'라고 묻거나 채근하지 않았다. 본인들도 얼마나 궁금했겠나. 그런 배우들이 기자님들께 질문을 받고 주목을 받고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러웠다.

또한 유지영 감독은 이세영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극중 대구 토박이 희정 역을 연기한 이세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대구라는 지역적 색깔이 중요한 작품, 그리고 대구 사투리를 구사하는 주인공. 그런데도 왜 유지영 감독은 원래 사투리를 쓰는 지방 출신의 배우를 섭외하지 않았을까.
"나는 사투리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투리로 인해 영화의 몰입도가 방해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큼 시나리오와 영화에 자신이 있었다. 내겐 사투리보다 오히려 안정적긴 연기력을 할 수 있는 배우, 내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더 중요했고 그래서 택하게 된 게 이세영 배우였다. 사실 배우가 원한다면 주인공 희정이 굳이 사투리를 쓰지 않는 설정으로 가려 했었다. 대구가 배경이라고 굳이 사투리를 쓸 필요는 없지 않은가. 실제로 대구의 젊은 세대들은 사투리를 거의 안쓴다. 대구 토박이인 나도 사투리를 안쓰지 않나. 그런데 이세영 배우가 정말 프로페셔널하고 진지하게 사투리를 준비했다."

이어 그는 이세영이 '수성못' 촬영하는 와중에도 얼마나 학업과 학교 생활을 성실히 했는지 강조했다. "세영이가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 난 TV를 안봐서 그건 잘 몰랐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에게 세영이가 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웃음) '수성못' 촬영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전이었다. 아역·청소년 연기자에서 막 성인 연기자로 넘어온 시기였고 굉장히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싶었다. 그리고 학교를 정말 열심히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세영이가 이 영화를 선택해 줄까 생각도 했었다. 세영이는 촬영하면서도 굉장히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대구에서 촬영을 하다가 학교 시험이 있으면 서울에 올라가서 시험을 보고 왔다. 성적도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유 감독은 그런 이세영의 성실함은 사투리를 배우고 연습하고 연기할 때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고 강조했다. 이세영의 사투리 연기를 지적하는 의견에 대해 "이세영의 사투리 연기는 완벽했다. 이 점은 확실히 하게 말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세영의 사투리는 정말 100% 완벽한 대구 사투리였다. 세영이의 사투리기 어색하다고 지적하 몇몇 댓글을 보고 속상했다. 부산 사투리는 그동안 미디어에 많이 다뤄졌지만, 대구 사투리는 그렇지 않았다. 낯설다 보니 몇몇 분들이 세영이의 사투리가 어색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런데 세영이의 사투리는 대구 사람들이 볼때는 정말 완벽한 사투리였다. 대구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하나같이 이세영이 너무 사투리 연기를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세영이 대구 사람이었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세영이는 정말 준비성이 철저하고 프로페셔널한 친구다. 얼마나 열심히 사투리를 연습했는지 모른다. 대구 사투리 선생님을 붙여주기도 했는데, 어느 날 내게 대본 전체를 사투리로 읽어달라고 부탁을 하더라. 그래서 대본 전체를 읽어서 보내줬다. 그런데 또 다른 대구 출신 조연출에게도 녹음본을 받았다. 단 한명의 사투리가 아닌 여러명의 사투리를 듣고 연습하려고 했던 거다. 정말 세영이의 준비성에 깜짝 놀랐다. 세영이는 완벽주의자다."


한편, '수성못'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유지영 감독의 연출작이다. 이세영, 김현준, 남태부, 강신일 등이 출연하며 4월 19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 '수성못'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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