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이슈] 곽도원과 박훈, 그리고 1억내기...사건의 본질은 안드로메다로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10:0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임사라 변호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저랑 1억빵 내기하실래요?"

배우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 후배 4인과 불거진 논란에 마침내 입을 열었다.

곽도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악의적인 미투로 그동안 고생도 좀 했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시간을 참고 버티며 힘든 시기를 보낸 피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또 진심을 가지고 미투 운동에 참가한 연희단 후배들의 용기와 눈물이 퇴색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전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연출가의 행동을 알고서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도 느낀 곽도원이다.

무엇보다 자신을 찾아온 후배 4인에 대해서는 인간은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라면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닷새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었던 후배들의 돈 요구, 공갈성 협박을 두고 '실수'로 여기며 '용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곽도원. 더불어 이윤택 연출가를 최초 폭로한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를 향해 오빠로서 고마움을 전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한 곽도원은 연희단거리패 피해자들, 그리고 대중을 분노하게 만든 자신의 소속사 임사라 대표의 '꽃뱀' 발언에 대해서도 미투 피해자 전체를 지칭한 것이 아닌 후배 4인을 지칭한 것임을 짚었다. 그리고 지난 허위 미투로 마음고생을 한 자신을 위해 소속사 대표로서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이라고 감싸 안았다. 곽도원다운 눈물겨운 의리다.

사건의 내막이 어떻든, 곽도원과 논란을 야기한 연희단 후배 4인은 이병숙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혀지 않겠다"고 표명한 상태. 사실상 곽도원 측이 주장하는 돈 요구, 협박에 대한 진위 여부를 명명백백 밝히길 포기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인 곽도원이 직접 '용서'라는 관용을 베풀겠다 선언까지 한 상황으로, 닷새간 대중을 피로하게 만든 논란은 이로써 종지부를 찍게 됐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굳이 붙일 필요가 없어 보였던, 박훈 변호사를 향한 사적인 '추신'이었다. 그는 공식 입장 말미 'PS. 박훈 변호사님 인터넷으로 변호사님 의견 잘봤습니다. 만약 임사라 변호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저랑 1억빵 내기하실래요? 제가 이기면 변호사님께 받은 돈으로 이윤택 피해자들과 101명 변호인단 모시고 소고기로 회식하겠습니다~~ 어떠세요? 콜? 만약 제가 이기면 끝까지 받아낼겁니다. 마른 오징어에서 액끼스 나오는거 아시죠? ㅡ답십리 똥식이가 ㅎㅎㅎㅎㅎ'라는 단락을 덧붙였다.

곽도원이 이런 추신을 붙이게 된 이유로는 앞서 박훈 변호사가 꽃뱀 발언으로 논란이 된 임사라 대표의 글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기 때문. 박훈 변호사는 임사라 대표의 주장에 반박하며 '나는 당신과 곽도원간의 관계를 알고 있다. 내가 당신과 곽도원 관계에 대해 소설을 써도 되는가? 당신 소설처럼 그렇게 그럴싸하게 써도 되는가? 곽도원을 아주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다네'라고 말해 또 한 번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논란이 시작된 닷새 만에 들을 수 있었던 논란의 중심, 당사자인 곽도원의 입장 표명이었고 그 입장은 초반 진솔함으로 공감을 샀다. 무엇보다 연희단거리패 선배로서 피해를 당한 후배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선의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후반 실소가 터질 만큼 유치하기 짝이 없는 추신으로 앞서 얻은 공감을 잊게 만드는 곽도원이다.

물론 곽도원의 억울함은 이해되고 안타까운 상황이나 공인으로서 논란의 경중을 과시한 너무나 경솔한 '추신'이었다. 곽도원은 자신의 무게를 갉아먹는 이런 저급한 추신을 굳이 공식 입장에 덧붙여야 했을까. 그리고 이에 질세라 박훈 변호사 역시 곽도원을 향해 '결국 임사라를 보호하기 위해 나한테 1억 도발하고, 난 10억 베팅했다'라며 수준 이하의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무서운 어른들의 유치한 말싸움이다.

이 논란의 본질이었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어느새 사라졌다. 만 34세 어른이(어른+어린이) 임사라와 만 45세 어른이 곽도원, 그리고 만 52세 어른이 박훈의 저급한 인신공격만 남게 됐다. 본질은 어느새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