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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사라진밤' 서현우 "신스틸러의 역할? 욕심내지 않는 것"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3-23 09:24 | 최종수정 2018-03-24 10:25


13일 배우 서현우가 본지와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3.1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충무로 대표 신스틸러' 서현우가 '신스틸러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시체가 사라진 후 시체를 쫓는 형사,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남편, 그리고 사라진 아내 사이에서 벌어지는 단 하룻밤의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이창희 감독, 싸이더스 제작). 극중 베테랑 형사 중식(김상경)의 든든한 후배 동구 역을 맡은 서현우가 최근 스포츠조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사라진 밤'은 단 하룻밤의 한정된 공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임에도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인물간의 팽팽한 대립과 숨 막히는 추적으로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강렬한 몰입감을 자아낸다는 평을 받으며 호평을 받았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 등 대형 배급사의 배급 유무가 영화 흥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현재 영화계 상황에서 중소배급사(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3주째 박스오피스 3위권을 벗어나지 않으며 선전하고 있다.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스릴러 '사라진 밤'에서 서현우가 연기하는 유머러스한 형사 동구의 존재는 오아시스 같기도 하다. 알 수 없는 진실에 대한 혼란과 숨통을 죄는 듯한 압박으로 인해 관객이 지쳐갈 때쯤 동구는 유머러스와 대사와 김상경과의 찰진 케미로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스릴러 영화의 미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환기를 시켜줄 수 있는 유머를 던져주는 동구의 대사들. 서현우만의 애드리브로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대사들은 전부 시나리오에 기반해 있었다.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다. 애드리브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시나리오와 리허설이 정확했고 촬영 현장이 경제적이었다. 감독님하고 사전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애드리브처럼 보이게끔 의도하진 않았지만 신 마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을 하고자 노력했다."
13일 배우 서현우가 본지와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3.13
오는 1월 개봉한 '1급비밀'(홍기선 감독)에 이어 다시 한번 김상경과 호흡을 맞추게 된 서현우는 촬영 내내 김상경과 술잔을 기울이며 더욱 끈끈한 동료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급비밀'을 했을 때는 선배님과 정말 술한잔 하지 않았다. 선배님은 평소에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이지만 어떤 캐릭터를 맡으셨을 땐 정말 그 캐릭터 자체로 신다. 그때는 선배님이 진중하고 과묵한 군인 역이셔서 역할에 집중하시는라 즐거운 분위기로 술을 마시는 것 보다 촬영 이후 곧바로 댁에 가시고 그랬다. 그런데 '사라진 밤'에서 선배님이 연기하신 중식은 첫 등장부터 술에 쩌들어 있지 않나.(웃음) 정말 극중 중식처럼 후배들한테 장난도 많이 치시고 현장 분위기도 쭉쭉 이끌어주시고 함께 술도 많이 마셨다."'사라진 밤' 뿐만 아니라 전작 '우는 남자'(2014), '맨홀'(2014), '그 놈이다'(2015), 그리고 앞으로 개봉할 영화 '독전'까지 유난히 형사 역을 많이 맡았던 서현우. 그는 계속해서 비슷한 직업군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처음에는 그런 생각도 없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래서 형사나 기존에 해왔던 직업군의 역할을 할 때는 직업에 대해 싱경쓰지 않고 성격을 찾으려고 한다. 직업적인 행동이나 모습을 딱 정해놓으면 스스로가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았다. 형사들도 여러 성격이 있지 않은가. 조금 무뚝뚝한 경찰이 있고 유쾌한 형사가 있을 수 있으니까. '사라진 밤'에서는 유머러스하면서 조금 헐렁해 보일 수도 있는 형사를 연기했지만 앞으로 개봉할 '독전'에서는 기계와 장비를 잘 다루는 엘리트적이고 FM적인 성격의 형사다."
13일 배우 서현우가 본지와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3.13
작품 속 주연 배우들만 관심을 받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관객들도 '신스틸러' 역할을 하는 조연 배우나 단역 배우들에게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 이에 영화판은 '신스틸러들의 전쟁'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조연배우들의 존재감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영화계 대표적인 '신스틸러' 중에 한명인 서현우는 신스틸러로서 존재감을 얻기 위해 필요 이상의 욕심을 내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스틸러가 되기 위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역할을 위한 연기를 해야 한다. 신스틸러가 되기 위해 욕심을 내서 연기를 하는 순간 표가 나더라. 나도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 봤다. 신스틸러의 역할은 상황에 집중하고 조력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거다. 지난 해 최고의 신스틸러 역할을 하셨던 (진)선규 형님만 봐도 알 수 잇지 않냐. 형님 또한 본인이 할당된 몫의 최대한의 조력을 하며 연기하셨던 거고 그게 빛이 났던 거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내가 조금더 튀기 위해서 오버하기 시작하면 동료들과 파트너십이 깨지게 된다. 중요한 건 앙상블이다. 소위 말해 니가 '이 신을 따먹어야 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거다. 매 순간과 내 역할에 집중하는 것, 그게 진짜 신스틸러가 아닐까 싶다."

한편, '사라진 밤'은 이창희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김강우, 김상경, 김희애 등이 출연한다. 3월 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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