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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나의 아저씨' 아이유 폭행신 논란, 현실과 폭력미화의 경계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16:5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새 수목극 '나의 아저씨'가 첫 방송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21일 첫 방송된 '나의 아저씨'는 주요 캐릭터 설명을 그리며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잡음이 일었다. 이지안(이지은, 아이유)의 폭행신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지안은 가난에 허덕이다 사채까지 빌리게 됐다.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은 그런 이지안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며 그를 괴롭힌다. 그러다 결국 무자비한 폭행까지 행사한다. 이지안은 이광일에게 맞으면서도 "너 나 좋아하지?"라고 묻는다. 이광일은 이지안의 질문에 어이없어 하며 "용감하다 이 미친X야. 이건 죽여달라는 거지"라고 폭언을 쏟아낸다.

이 장면은 2분 남짓 되는 짧은 신이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의견이다. 폭행과 폭언 수위가 높기도 했지만, 이광일이 이지안을 괴롭히고 때리는 행위 뒤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숨어있는 것처럼 폭력을 미화한 듯한 뉘앙스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송 직후 아이유의 폭행신에 대한 민원은 폭주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해당 장면에 대한 안건 상정을 검토 중이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22일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 폭행신에 대해 안건 상정을 검토 중이다. 사무처에서 일단 방송 내용을 확인한 뒤 방송법 등의 위반 사항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안건 상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안건 상정이 될 것인지, 언제 안건이 상정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안에 따라 방송소위로 바로 상정될 수도, 방송특위를 거쳐 방송소위로 상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논란은 '나의 아저씨'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의 아저씨'는 기획 단계부터 스물 네 살 차이가 나는 45세 유부남과 21세 여성의 묘한 관계를 다룬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종의 로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여기에 아저씨 삼형제 중 하나였던 오달수가 성추문으로 하차를 결정하며 '나의 아저씨'는 타격을 입었다. 이런 전적이 있는 '나의 아저씨'가 데이트 폭력 및 여성의 상품화를 미화하는 듯한 장면을 방송한 것은 제작진의 부주의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해당 폭행신은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사실 사채의 굴레는 심각하다. 아무리 돈을 갚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는 원금을 넘어서고, 갚아도 끝 없는 빚에 시달리다 인신 매매 및 장기 밀수 피해자가 된 이들의 이야기도 실제 현실에서 왕왕 접했던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편적인 현실의 조각만 해도 극중 보여졌던 폭력신보다 훨씬 심각할 뿐더러 이미 사채업자들의 폭력에 피해를 입는 이들의 모습은 여러 드라마를 통해 보여졌던 것들인데 유독 아이유의 폭행신을 문제삼는 것은 지나친 예민함이라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광일과 이지안의 관계에는 어떠한 애정선도 없으며, "너 나 좋아하지"라는 대사 또한 해석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실제로 팬들은 데이트 폭력이 아니라, 악에 받친 이지안의 마지막 도발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대해 '나의 아저씨' 측은 "이광일과 이지안은 단순한 채무 관계를 넘어 과거 얽히고 설킨 사건에 따른 관계를 지닌 인물들이다. 이들의 관계가 회차를 거듭하며 풀려나갈 예정이니 긴 호흡으로 봐주시길 부탁 드린다. 시청자분들이 불편하게 느끼셨을 부분에 대해 제작진이 귀담아 듣겠다"고 해명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솔직히 해당 장면이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해당 신만 따로 보면 다소 과하다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를 보면 개연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복잡하게 연결된 인물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면이었고 연출 또한 상당히 디테일하게 표현됐다고 본다.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보면 이 신이 왜 필요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쨌든 첫 방송부터 '나의 아저씨'는 호불호를 확실하게 갈랐다. '현실 반영신'이라는 옹호론자들은 스릴러 뺨 치는 극적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 변신에 기대감을 드러냈고, '데이트 폭력설'을 제기한 비판론자들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과연 '나의 아저씨'가 일련의 논란을 잠재우고 일전에 자신한대로 '웰메이드 휴먼 힐링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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