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논란 속에 시작했던 '나의 아저씨'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2분이라는 시간 동안 여과 없이 담긴 무자비한 폭행신이 문제가 됐다. 문제의 요지는 이것. '좋아해서, 때린다'는 이상한 관계의 성립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폭행신을 접한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고 방송사에 항의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2분여 여과 없이 담긴 무자비한 폭행신
1회에 담긴 폭행신은 무자비했다. 사채업자 광일 역을 맡은 장기용이 이지안 역을 맡은 이지은을 전력을 다해 폭행했고, 언어 폭력도 동시에 일삼았다. 장기용은 이지은을 향해 "네 인생은 종쳤어. 넌 평생 내 돈 못 갚을 거고, 평생 나한테 시달리며 이자만 바치다가 뒤질 거다"는 말과 함께 '이X'라는 적나라한 욕을 사용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모델 출신이기에 더 장신이었던 장기용이 체구가 작은 이지은을 이리 저리 흔들어대고 주먹을 쥔 채 폭행하는 모습은 '불편함'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
이 장면이 전파를 탄 뒤 시청자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방영 직후부터 '민원 넣는 법'을 문의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 민원을 넣고있는 중이다. 관계자는 "해당 장면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됐으며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아직 안건 상정 여부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안건의 상정 여부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충분히 수용할 단계는 됐다는 얘기다.
'나의 아저씨'의 해당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방심위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등에 직접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방송사에도 항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는 중이다. tvN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는 못했던 상황이지만, "해당 장면에 대한 불편함을 안다"는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음을 시인했다.
'나의 아저씨' 측 해명
명백히 폭력적인 장면이자 '데이트 폭력'을 옹호하는 듯한 장면임에는 틀림 없었다. 시청자들이 불편을 느낀 부분도 이런 부분이다. 최근 성폭력에 대해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중에 이러한 장면을 전면에 담은 드라마가 등장했다는 점은 '시대의 역행'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손목 잡고 끌기, 벽에 밀치기 등의 장면 역시 폭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그보다 수위가 높은 '폭행신'이 등장했다는 점 만으로도 분노를 유발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에 대해 '나의 아저씨' 제작진은 스포츠조선과 통화에서 " 광일(장기용)과 지안(이지은)은 단순한 채무 관계를 넘어, 과거 얽히고 설킨 사건에 따른 관계를 지닌 인물들이다. 이들의 관계가 회차를 거듭하며 풀려 나갈 예정이니 긴 호흡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맥락상 필요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시청자분들이 불편하게 느끼셨을 부분에 대해서 제작진이 귀담아 듣겠다"고 덧붙였다. 분명한 것은 '사과'는 아니라는 것. 해당 장면을 굳이 삽입한 것에 대한 사과가 아닌, 이제부터 '귀담아 듣겠다'는 애매한 반응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이제 이런 장면은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송을 지켜봤던 관계자들 역시 "해당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알지만 수정하지 않은 것은 '나의 아저씨'의 자신감이었을까.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나의 아저씨'는 첫 회를 내보낸 후 주인공의 나이차보다 더 큰 충격을 주는 장면으로 더 화제가 됐다. 논란과 질타를 피하지 못했던 '나의 아저씨'가 이 장면 모두가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는 것을 나름대로 증명하고 마지막엔 이들이 주장했던 '힐링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