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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가 '순진'과 '안순진'을 절묘하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무한의 출장으로 혼자 남겨진 순진은 경수(오지호 분)를 만나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결혼을 말리는 경수에게 순진은 점차 사랑이 되어가는 자신의 진심을 털어놨다. "뭘 기다리는 건지도 모르면서 내내 기다리게 돼. 같이 있을 때도 혼자 있을 때도 뭔가를 계속 기대하고 기다리게 돼"라는 순진의 말은 사랑에 배신당하고 얼어붙었던 그녀의 심장이 다시 뛰게 됐다는 증거. 순진은 "잘 살아볼게, 더 이상 네 맘 아프게 안 할게"라고 다짐했지만 시한부인 무한의 상황과 겹쳐지며 안쓰러움을 불러일으켰다.
뒤늦게 찾아온 사랑의 힘은 그 어느 것보다도 강했다. 순진이 석영(한고은 분)과 지민(박시연 분)의 앞에서 무한을 향한 굳은 믿음을 드러낸 것. 순진을 향한 무한의 마음이 죄책감이라는 석영의 말에 "괜찮아요. 나도 그 사람이 가여우니까. 가여워서, 혼자인 게 두려워서 시작되는 사랑도 있더라고요"라고 답했다. 또한 무한이 말기암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민이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하려했지만 순진은 그 사람에게 직접 듣겠다며 저지했다. "내일 후회하더라도 오늘이라도 행복하면 좋겠다"는 말과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 시선 속에서 좀 더 살고 싶다"는 순진의 대사는 행복 없이 메마른 삶을 살아왔던 그녀의 지난한 세월을 절실히 느끼게 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아리게 박혔다.
순진의 성숙함이 돋보였던 장면은 석영 앞에서 "내일 후회하더라도 오늘 행복하면 좋겠다"고 무덤덤하게 답했던 장면. 자신을 향한 무한의 마음이 동정과 연민이 뒤엉킨 죄책감이라고 폄하하는 석영의 말에도 상처받지 않고 의연할 수 있었던 것은 순진이 그보다 더한 상처를 겪어온 사람이기 때문. 김선아는 숱한 고통 속에 굳은살이 박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순진이라는 인물을 절제된 감정표현과 담담한 목소리로 녹여냈다. 순수하면서도 성숙한 다채로운 매력이 표현될 수 있었던 것에는 감정의 진폭을 절묘하게 조율하는 김선아의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본격적으로 순진과 무한의 멜로가 시작된 만큼 앞으로 선보이게 될 김선아의 깊이 있는 연기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키스 먼저 할까요' 19, 20회는 오늘(20일)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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