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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찰스' 아프리카 토고에서 온 가족…한국 귀화의 '꿈'

남재륜 기자

기사입력 2018-03-19 16:36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오는 화요일 KBS '이웃집 찰스' 134회는 시끌벅적 바람 잘 날 없는 토고의 요보 가족을 만나본다.

35년간 독재를 이어오던 대통령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이 대통령직을 이어받아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토고. 이탈리아 유학을 다녀올 정도로 부유한 삶을 살던 요보씨(49세)는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로 아버지와 남동생을 잃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 2005년 고국을 떠났다. 이탈리아 유학 시절 잠시 방문했던 한국에서의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려 한국으로 오게 된 요보씨.

낯선 한국 땅에 정착하기 위해 막노동에서부터 공장 일까지 안 해본 것이 없다는데. 그렇게 지난 14년간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한국에서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그렇다고 꿈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먹고 싶은 거 많고 하고 싶은 거 많은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아빠는 새벽부터 일을 나선다.

한국에 왔다가 아프리카로 돌아가는 친구들에게 중고 물건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아빠 요보씨.

토고에서 부유하게 자라 이탈리아 유학까지 다녀온 덕분에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토고어! 무려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능력자 요보씨.

태생이 사람 돕는 걸 좋아해 한국말이 서툰 아프리카 친구들의 집구하는 문제부터 일자리 소개까지 요보씨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동두천의 소문난 마당발이자 해결사인 일명 '요반장'. 중고 물건을 보관하는 요보씨의 일터는 아프리카 친구들로 문지방이 닳는다. 게다가 직접 찾아오지 못 하는 친구들로 인해 핸드폰도 24시간 불이 난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긴긴 하루 중 요보씨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꿈 많은 열다섯 소녀 블레싱. 연기자가 되고싶은 블레싱은 집에서 동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연기 공부에 맹연습 중이다.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보고 계약을 하자고 연락을 해 온 기획사랑 계약을 한 상태. 계약금으로 30만 원을 내고 계약서를 썼지만, 프로필 사진을 찍으려면 80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 애초에 계약금이 110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아빠에게 미납된 계약금 80만원을 달라고 말하자,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다고 화를 내고 마는 아빠. 주변에 알아보니 제대로 된 기획사에서는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30만 원을 버린 셈 치라는 말에 속이 상할 대로 상해있었다.


사실, 딸 기획사 계약금으로 30만 원을 주느라, 몇 달 째 미납된 도시가스 요금 30만원을 내지 못해 도시가스가 끊어질 위기다. 딸의 꿈을 지지해주고 싶지만 마음만으로는 싶지 않은 현실 앞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아빠. 그렇게 블레싱의 첫 계약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다고 포기 할 블레싱이 아니다! 이번에는 다른 연기학원에서 열리는 오디션에 참가해보려는데. 어려운 형편에 부모님마저 선뜻 지원해 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로 동두천에서 서울까지 혼자 먼 길을 나섰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워 본 적은 없지만 열정 하나는 이미 톱 배우 못지않은 블레싱. 무대에 올라 연기를 시작하는데… 과연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한국에서 태어난 둘째 위스덤(9세). 피부색은 달라도, 식성과 사고방식은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위스덤은 아빠가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가지지 못한 상태. 그리고 토고를 떠나 왔기에 토고 국적도 없는 무국적 아이다.

자신이 고국을 떠나와 아이들에게서 나라를 빼앗았다고 생각하는 아빠는 아이들에게 한국이라는 새로운 국적을 갖게 해 주는 게 꿈이다. 한국에서 연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딸과 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아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아빠는 귀화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아파도 병원비가 비싸 약국 약으로 버티고, 아프지 않기만을 기도해야 하는 하루하루. 한국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아빠는 귀화라는 간절한 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고에서 온 요보네 가족의 시끌벅적 한국살이 '이웃집 찰스' 134회는 3월 20일 화요일 저녁 7시 35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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