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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故조민기가 남긴 네 번의 입장문과 여섯 장의 유서(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3-10 11:55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그동안 함께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성추행 의혹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조민기가 남긴 마지막 말 이었다.

서울광진경찰서 측은 10일 "조민기가 숨진 장소에서 그가 자필로 쓴 유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조민기가 숨진 장소는 서울 광진구 소재의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 지하 창고. 그의 유서는 창고에 보관해두던 물건 위에서 발견된 됐다. A4 크기의 종이 6장 분량의 유서에서는 제자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고 유족의 입장을 고려 해당 유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소재의 오피스텔 지하 1층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조민기의 부인인 메이크업아티스트 김선진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인은 오는 1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전 사회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사건일 뿐만 아니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조민기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 조민기는 이러한 상황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조민기의 성추문 논란은 지난 20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민기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조민기가 몇년간 여학생을 성추행 한 혐의로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혐의가 인정돼 교수직을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된 논란이 심해지자 조민기는 20일 오후 당시 소속사였던 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다.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학교 측 징계에 대해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은 조민기는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보도된 학교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민기의 입장 발표에도 논란은 식지 않았다. 청주대학교 측은 학생의 편에서 그를 성추행으로 인해 중징계 한 것이 맞다고 입장을 재확인했고 청주대학교 학생들은 조민기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구체적인 증언과 폭로를 이어갔다. 이에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두 번째 보도자료를 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배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고 밝히며 출연하기로 했던 OCN '작은 신의 아이들'에 하차를 선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후에도 조민기에 의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을 당했다는 폭로자들은 쏟아졌고, 이에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논란을 일으킨 조민기와 전속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조민기는 여론이 계속해서 악화되자 전 소속사가 된 윌엔터테인먼트 측에 부탁해 세 번째 입장을 전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입니다.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제 잘못에 대하여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남은 일생동안 제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습니다. 앞으로 헌신과 봉사로써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9일 한 매체는 조민기의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당시 윌엔터테인먼트와 계약 해지가 된 조민기 측이 해당 자필 사과문을 보도해주길 바랐지만, 자칫 언론에 사과하는 것처럼 비추어질 수 있어서 보도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체가 뒤늦게 공개한 자필 사과문에는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며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되어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청주대학교와 지금도 예술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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