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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의 잔영, '트렌드' 갖췄지만 다소 부족한 '원작의 감성'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8-03-02 17:46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이하 주사위의 잔영)'의 테스트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많은 팬들을 보유한 '창세기전' IP의 활용법이다.

넥스트플로어는 이번 테스트에서 마니아 팬들에게 창세기전 IP를 트렌드에 맞게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했다.

주사위의 잔영은 주사위를 굴려 결승지점에 빠르게 도달하는 것이 기본적인 승리 조건이지만 RPG 요소가 결합되어 일반적인 보드게임 장르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전투가 진행된다. 전투는 이동과 마찬가지로 주사위를 굴려서 진행하는데, 캐릭터 성장이 승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편이다.

주사위의 잔영에는 '세계지기'라고 불리는 약 120종의 캐릭터가 존재한다. 세계지기는 '공격', '방어', '지력' 중 하나의 특화된 능력치와 '패시브', '전투값 추가수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화된 능력치에 따라 5명의 세계지기를 배치(공격, 방어, 지원, 보조2)해야 한다.

세계지기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레벨'을 비롯해, '캐릭터 강화', '장비강화', '코스튬', 특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어빌리티', '아이템 카드' 등 정통 MMORPG 못지않게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성장 요소가 많다 보니 다채로운 방식으로 캐릭터를 성장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유저들이 느끼는 피로감 역시 상당한 편이다.



또한 캐릭터의 성장을 바탕으로 보드게임에서 전투를 진행하는 컨셉 자체는 흥미롭지만 실제로 체감되는 재미가 다소 부족하다. 전투가 세계지기의 성장과 연관되다보니 보드게임의 장르적 특징은 단순히 주사위를 굴리는 행위 자체에 그치고 있다.

물론 특화된 능력을 가진 주사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또한 주사위로 인해 다소 운적인 요소가 발현돼야 상대적으로 부족한 캐릭터 구성을 가진 유저라도 역전이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인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주사위 컨트롤이나, 높은 등급의 캐릭터 스탯 및 전투값 추가 등으로 인해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를 재현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다.

다만 '창세기전' 시리즈의 세계관을 계승하는 만큼 익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원작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사위의 잔영의 콘텐츠는 크게 PvE와 PvP 콘텐츠로 구성된다. PvE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에피소드'와 탑을 오르는 방식의 '용자의 무덤'이 있다. 용자의 무덤은 일반적인 탑을 오르는 콘텐츠와 조금은 다른 구성을 취한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한 번의 도전 기회를 제공하며 '공격'과 '방어'의 포지션을 번갈아가면서 탑을 오른다. 입장 시 지급되는 체력이 모두 소진되면 더 이상 탑을 오를 수 없게 되며 층을 클리어 하더라도 체력이 그대로 유지돼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다. 또한 공격과 방어를 번갈아 진행하다보니 전략성이 강조되어 유저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고 있다.

PvP 콘텐츠는 free-for-all로 진행되는 '4인 난투'와 '팀 승부', 1vs1로 승부를 가리는 '투기장', 친구와 대전을 즐길 수 있는 '친선전'으로 구성된다. 특히 '4인 난투' 콘텐츠는 주목할 만하다. 4명의 유저가 실시간으로 대전을 진행하는데 원작의 느낌을 가장 가깝게 살린 콘텐츠다. 다수의 유저가 동시에 게임을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맵에 설치된 여러 장치로 인해 변수가 많은 편이며,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전투 역시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공개된 완성도로 미루어 볼 때 주사위의 잔영은 창세기전 IP를 현재 모바일 트렌드에 맞게 시스템적으로 최적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텐츠 역시 정식출시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볼륨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작의 감성을 회상하기엔 장르적 한계와 단편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원작과 달리 RPG 중심으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고, 주사위 자체가 갖는 영향력이 부족하다보니 유저들이 원작을 떠올릴만한 요소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 테스트 기간이기에 충분히 변동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트렌드에 맞는 시스템을 선보이면서도 원작 팬들이 원하는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게임인사이트 김동준 기자 kimdj@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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