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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성 추문 파문을 일으킨 배우 오달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고 기대작인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에서 결국 퇴출당했다. 연예계 전반을 뒤흔든, 그리고 사회 물의를 일으킨 성 추문 사건이기에 '신과함께' 측은 더욱 묵인할 수 없어 통편집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앞서 오달수는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망자의 재판을 담당하는 판관1로 활약했다.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큰 비중을 담당하는 주연은 아니지만 망자의 재판을 진행하는 스토리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신 스틸러 중 한 명이다. '천만요정'이라는 수식어답게 '신과함께1'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오달수였다. 그리고 '신과함께1'에 이어 '신과함께2'에서도 수홍(김동욱)을 비롯해 새로운 재판을 진행하는 장면에 등장, '천만요정'의 마법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달수는 최근 피해자A와 연극배우 엄지영의 '미투 캠페인' 폭로로 성 추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고 비난이 거세지자 '신과함께' 제작진은 지난 1일 오달수의 퇴출을 결정, 공식화했다. 사실상 오달수는 성 추문 논란이 최초로 불거질 당시 엿새간 잠적해 의혹을 키웠고 이후 "사실무근"이라며 반박 카드를 꺼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과함께' 제작진은 "오달수를 믿는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오달수의 반박에 발끈한 피해자들이 실명을 내걸며 성 추문을 폭로했고 끝내 오달수가 이전의 입장을 번복,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는 두 번째 입장을 밝히면서 '신과함께' 제작진은 '신과함께2'의 오달수 분량을 모두 편집, 오달수가 맡은 판관1 역을 다른 배우에게 제안해 재촬영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례적인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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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대로 오달수 성 추문 사건으로 '신과함께' 측이 보인 대처는 영화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게 드라마의 경우 배우들이 출연 중 물의를 일으키면 사전제작이 아니고서야 곧바로 하차, 편집이 가능했다. 하지만 영화는 일단 사전제작이라는 전제가 있기에 출연 배우가 물의를 일으킨다고 해도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영화계에서는 배우들의 컨디션에 따라 개봉일이 미뤄지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이번 오달수처럼 퇴출 수순과 편집이 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오달수 성 추문 사건은 영화계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고 사건이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특히 '신과함께'는 1편이 메가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며 무엇보다 전 세대 관객으로부터 두루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 책임이 더 막중했다. 권선징악, 죄를 벌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기에 더욱 오달수를 품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1400만 관객의 신뢰와 믿음을 오달수로 저버릴 수 없었던 것. 결국 퇴출이라는 결단으로 일단락지었다.
실제로 오달수 퇴출 소식에 '신과함께2'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성 추문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충무로에서는 암암리에 '오달수 감싸기' 태도를 취해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오달수의 두 번째 입장 이후 가장 빠른 대처를 보인 '신과함께2'에 관객의 호감도는 높아지고 있다.
이제 문제는 '신과함께2'를 제외한 오달수의 나머지 차기작들. 오달수가 주연을 맡은 '컨트롤'(한장혁 감독, 위드인픽쳐스 제작)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김지훈 감독, 더타워픽쳐스 제작) '이웃사촌'(이환경 감독, 시네마허브 제작)은 사실상 '신과함께2' 처럼 퇴출 수순을 밟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세 작품은 오달수의 두 번째 입장 발표 이후에도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 상황. 결국 오달수와 함께 작품들 역시 자숙을 하거나 비난을 감수하고 개봉하는 수밖에 없다. 오달수로 인한 제2의 피해작들이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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