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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과만 하면 모든 게 끝나는 걸까.
우선 드라마는 이들의 사건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조재현은 tvN '크로스'에 출연중이었고, 최일화는 MBC 새 수목극
'크로스'의 경우엔 조재현의 캐릭터 자체가 시한부 삶을 사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후속 배우를 섭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캐릭터의 죽음이 극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전개로 극을 끌어왔던 만큼, 조재현을 당장 극에서 삭제시킬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제작진은 조재현의 마무리 촬영을 남겨놓게 됐고, '성추행범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시청자의 원성을 끝까지 받아내야 하는 리스크마저 떠안게 됐다. '크로스' 측은 "조재현을 최대한 빨리 하차시키기 위해 논의 중이다. 일단 오늘(26일)과 내일(27일) 방송되는 9,10회에서는 스토리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재현의 분량을 최대한 편집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12회차 하차를 논의 중이긴 하나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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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배우들은 '책임을 지겠다'는 명분 하에 하차를 결정했지만, 남겨진 드라마로서는 제작비 인건비 촬영스케줄 재조정 등 시간적 물적 손해가 막심할 뿐더러 배우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드라마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는 2차 피해를 맞게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할도 없는 노릇이라 관계자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피해자에게도 2차 피해가 더해진다는 것이다. 기껏 용기를 낸 피해자들의 증언이 가십성 멘트로 취급되고, 피해자의 신분이 노출되는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이미 씻지 못할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소금을 뿌리는 꼴이다.
가해자로서 진정한 사과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숙의 시간을 갖는 차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으로 인해 생긴 모든 2차 피해까지 책임지는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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