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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벌써 7년 전이다. 가수 신지수는 2011년 Mnet '슈퍼스타K3'에서 독보적인 음색과 음악성으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3년 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미니앨범 '20's Parry 1'을 내고 정식 데뷔 활동에 나선다. 다시 관심을 받는가 싶었는데, 또 다시 3년의 공백이 있었다.
신지수는 이 곡을 직접 선곡, 가사 전달에 초점을 둬 신지수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킬 신지수만의 독특한 보이스톤과 호소력 짙은 감정 표현, 담담하게 말하는 듯한 목소리가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워낙 화제의 인물이었고, 전도유망한 뮤지션이었기에 그간의 이야기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와 나눈 이야기다.
"새해는 앨범 준비를 하면서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미술 전시 준비하면서 전시회하며 지내고 있었어요."
- 3년 만의 컴백, 어떻게 지냈나요
"저한테는 훅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정말 나름대로 알차게 보냈는데 학교도 복학했고 마냥 놀았던 것이 아닌 저에게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쉬면서 다방면으로 공부를 했고 저에게 부족했던 부분들을 많이 쌓아왔던 것 같아요. 조금 내려놓는 연습을 했던 것 같고, 한 템포 쉬어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나름 뜻깊었던 시간을 보냈어요."
- 새 앨범 발매가 늦어진 이유는요?
"중간 중간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회사를 옮긴 것. 아무래도 둥지를 옮긴다는 것이 저한테는 쉽지 않았던 선택이었어요. 갑자기 옮겨야겠다고 생각해서 옮긴 건 아니고 회사를 나오는 과정도 있었고 나오고 나서 다른 회사를 바로 컨택했던 것이 아니라서 더 늦어졌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저에게 필요했던 것은 충분한 휴식과 그 다음 스텝을 위해서 무언가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한테 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고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몰랐지만 오히려 처음 데뷔할 때는 그 시간들이 지루했었다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굉장히 빠르다고 느껴져요. 되게 오래 걸렸다고 생각이 드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3년이 3달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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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음악적인 성향과 취향,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장 존중해주시고 같이 고려해주시고 고민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뭔가 저의 음악에 대한 고민을 깊게 안했던 것 같아요. 앨범 중간 중간 심도 깊은 고민을 할 줄 몰랐던 것 같아요. 내 나름대로 방법을 안 찾아 놓으면 또 헤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회사를 가던 똑같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까 뭔가를 시작하기가 두려워지더라고요."
"배터리가 방전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쉬면서 일단 음악 생각을 아예 안하고 저를 위해서 무언가를 채워 나가다 보니까 결국 마지막엔 음악으로 되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아 어쩔수 없어' 이게 아니라 '아 역시 나는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었어요. 그 가운데에 지금 있는 회사 식구들이 좋은 영향을 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결정을 한 부분이라서 후회는 없습니다."
- 공백기, 신지수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는 비울 건 비워내고 채울 건 채우는, 어떻게 보면 자숙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음악적으로 겉멋이 많이 들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음악적으로 잘난 줄 알았던 것 같은데 좋은 보호 안에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할 줄 모르는, 마냥 어린애였어요. 용기가 없었어요. 내 이기적인 마음이 결국에는 내 목소리를 뺏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불안해졌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쭉정이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것도 안하면 안 되는 스타일인데 두 달 정도는 정말 아무 것도 안했어요.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것들을 계속 했는데 노래에 미련을 못 버리는 모습이 너무 싫은거에요. 그러면서 좋았던 점은 항상 제 이야기만 했던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의 고충들을 공감할 수 있게 되니까 노래 부를 때 확실히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경험이 큰 공부였어요."
- 그간 음악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음악은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더 멋있는 거 하고 싶고 유니크한거 하고 싶고 음악적으로 계산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사람은 이미 기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걸 개발을 해서 모난 부분이 있으면 다듬고 부족하면 채워 가야 되는데 자꾸 저한테 없는 것들을 바라고 갈망하니까 이상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제 노래를 들어주시고 제가 만들어내고 표현해내는 것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고 제가 거울을 안보고 연습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해야 되는데 혼자서만 너무 심취해서 불렀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 이번 신곡은 어떤 곡인지 소개 좀 부탁드려요
"이번 신곡은요, 러브홀릭 선배님의 명곡인 '그대만 있다면'이라는 노래입니다. 원래도 이 곡을 좋아하는데 저만의 감성으로 따뜻하게 편곡을 해서 봄과 어울리는, 봄을 닮은 노래입니다."
- 본인이 직접 선곡한 것인지.
"제가 직접 선곡했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부르면서 원래도 명곡이지만 이런 노래 하나쯤은 갖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앞에 이름이 붙는다는 것은 고유의 시리얼 넘버 같은 느낌이잖아요, 명곡을 내가 불러서 노래가 더 풍성해진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죠.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을 했거든요, 무겁다고 생각을 하면 더 망칠 것 같아서 마음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 가사보고 처음에 느꼈던 느낌으로 불러야지 자꾸 재해석하려고하고 힘이 들어가려고 하면 예전에 계산했던 그 느낌대로 부를 것 같았어요. 그래서 부르면서 너무 편하고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의 설렘이 담겼으면 해서 그렇게 불렀더니 녹음할 때도 정말 수월했던 것 같아요. 정말 좋습니다."
- 팬들과 대중들에게 어떤 평을 듣고 싶은지요.
"순위보다는 오랜만에 나왔는데 정말 솔직하게 저 가수는 오래오래 노래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쉬는 3년이 딱 20대 초 중반이었어요. 지금은 중반인데 이제 중 후반을 가잖아요, 가수는 친구 같아야한대요. 리메이크 곡을 내면서 이 노래 들으시면서 원곡을 들으시며 자라셨던 분들은 그때의 향수가 진하게 오셨으면 좋겠고, 제 나이 또래나 이 노래를 잘 모르셨던 분들은 요즘 스타일의 느낌으로 편곡을 다시 했으니까 저라는 가수를 새롭게 알아 가시면서 아 저 가수는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이렇게 또 해석해서 부를 수도 있는 가수구나, 이런 장점이 있는 가수구나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향수를 노래할 수 있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 어려운 걸 제가 노력해보겠습니다."
- 어떤 활동을 펼치게 되나요
"사실 활동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어요. 처음 데뷔하고 방송 활동이나 다른 활동들도 많이 했던 것이 아니라서 대중들 앞에서 노래 이외에 무언가를 보여드리는 게 안 해봐서 쑥스럽다고 해야되나? 그런데 이제는 그런 걸 좀 스스로에게 깨보고 싶어요. 저는 노래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있는 곳이면 굳이 내가 이렇게 쑥스러워하면서 빼는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고 3년 동안 수많은 갈래의 고민을 했는데 그 안에 노래만 고민했다고 하면 솔직히 거짓말이고요, 저의 20대 전반적인 고민이 들어있는데 재밌게 노래를 하고 싶은거에요. 재밌게 노래를 하면서 20대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했는데 내가 이 삶을 즐기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았어요.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노래를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즐기고 싶어요. 저한테 그래서 올해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활동 포부도 궁금합니다
"원래 열심히 하던 애처럼, 평소처럼 꾸준하게 노래하고 싶어요. 게으르지 않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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