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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아는형님' 떠나는 최창수PD "초반 우려에도 '확신'있었죠"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8-02-14 10:57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JTBC '아는형님'의 최창수 PD가 박수 받으며 프로그램을 떠난다.

'아는 형님'은 '예능 불모지'와 같았던 JTBC 예능국이 현재의 위상을 얻기까지 기반을 닦아준 효자 프로그램이자, 간판 프로그램이다. 지상파와 tvN Mnet이 아닌 종편방송에서 다(多)인원이 MC를 맡는 대형 예능 방송의 가능성을 열고 이를 입증한 방송이기도 하다.

초기 우려를 불식시키며 '형님학교' 컨셉트를 통해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고, 곧 마니아가 양산됐다.

유명스타와 아이돌이 컴백 또는 데뷔에 맞추어 '가장 먼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신고식'의 장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수 많은 예능프로그램을 제치고 '게스트쪽이 먼저 출연을 원하는' 방송으로 발전하게된 원동력에는 최창수 PD의 '고집'에 있었다.

그는 인기 아이돌의 가장 '핫 한' 멤버 일부만을 섭외하는 타 예능방송과는 달리 '완전체 출연'을 고집하고, X명의 인원 중 비교적 적은 관심을 받았던 멤버에게도 '동일한 분량'을 건넸다.

소속사는 입장에서는 멤버의 감춰졌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달콤했고, 소외감을 주지 않아 고마웠다. 그리고 그 안배와 분산은 팬덤과 대중에게 신선한 재미로 다가갔다.


'개인'인 배우의 경우도 마찬가지. 대중이 몰랐던 자신의 과거나 속마음, 특이한 버릇이나 취미까지 자연스럽게 양산되어 본업 외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전학생에 대한 기존 학생들의 궁금함'이라는 코드는 단순히 마주 앉아 MC의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느껴지던 작위적인 '홍보'의 느낌을 지웠다. 여기에는 전학 온 (출연한) 학생(게스트)를 해부하고, 띄우며, 매력을 이끌어내는 7명 기존들의 '노련미'도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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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수 PD는 14일 스포츠조선에 "2년 반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매주 방송을 내다보니 정신적·육체적으로 고단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새로 들어오실 김수아PD님이 프로그램을 잘 맡아 주시겠지만, 막상 떠나려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최PD는 이어 "한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지속하는 것도 PD들의 꿈이겠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도 있었다. 예능국 선배들도 새출발에 대한 조언이 있었고, 내 의지도 부합하여 결국 설특집을 마지막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 비판과 우려를 한몸에 받았던 '아는형님'. 최창수 PD는 당시를 기억하며 "절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둘다 잡지 못한 방송이었다. 잦은 포맷변경을 시도했는데,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신 여운혁 당시 국장과 회사의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비판을 받으면서도, PD인 내 나름의 '촉'은 분명히 있었다. 가슴 속에 '확신'까지 들었던 이유는, 일단 녹화현장이 매우 재밌었기 때문이다. 첫 만남부터 멤버들이 보여 준 케미가 현재의 케미와 다르지 않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투닥거리는' 모습이 매우 재밌었다. '한번 본 분들은 계속 보신다'는 마음 속에, 희망을 가지고 찬찬히 계단을 밟았더니 좋은 성적으로 결국 연결됐다"고 회상했다.


완전체 고집, 비인기 멤버 조명 등에 대해서는 "일단 교실 컨셉트이다 보니, 책걸상 몇개를 추가하는 것 만으로 손쉽게 많은 인원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그룹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멤버만을 비추기 보다는, 우리가 잘 몰랐던 멤버, 베일에 감춰져 있던 멤버에게도 동일한 시선을 보고 싶었다. 문득 엑소편의 디오가 생각난다. 무대나 영화에서와는 달리 예능에서는 유독 말이 없고 표정이 없던 그가 당일 녹화를 장악했다. 그런 재발견에 PD로서 큰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 PD는 이어 "어느 순간부터는 7명의 멤버와, 제작진에게 '누가 전학와도' 무조건 재밌게, 무조건 띄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 PD는 "2년 반 동안 달려왔다. 다른 회사로 가거나, 기획사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이후의 길을 찾아보려 한다.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곧 새로운 JTBC 예능으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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