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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라디오로맨스' 윤두준, 아날로그 숙제 풀어낸 '멜로눈빛'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2-07 10:21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눈빛이 이렇게 좋았었나 싶다.

KBS2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에 출연중인 윤두준(하이라이트, 구 비스트)의 얘기다. '라디오 로맨스'는 대본이 있어야만 말할 수 있는 대본에 특화된 톱스타가 절대로 대본대로 흘러가지 않는 라디오 DJ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윤두준은 극중 톱스타 지수호 역을 맡았다.

사실 '라디오 로맨스'는 꽤 숙제가 많았던 작품이다. 일단 '라디오'라는 매체를 타이틀로 올리며 아날로그 감수성을 전면에 꺼내든 것부터가 숙제였다. 사실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진부한 드라마이기도 했다. 과거의 어떤 인연으로 사이가 벌어진 남녀주인공이 우연히 재회한 뒤 갖은 사건사고를 겪어내며 오해를 풀고 진심을 확인하게 된다는 고전 로맨스의 클리셰를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인공지능 스마트 기기들이 쏟아져나오고 LTE도 모자라 5G 스피드도 답답해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이러한 '라디오 로맨스'표 아날로그 감성은 다소 생소하고 촌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 '라디오 로맨스'의 전개와 이야기가 다소 유치하고 오글거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수호라는 캐릭터도 마찬가지. 지수호는 까칠하고 오만한 톱스타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다. 자기중심적이고 제 멋대로인 성격과 행동은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자칫 잘못하면 여주인공에게 헌신적인 서브 남주 캐릭터에 팬심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험과 캐릭터의 인성 결함을 연기력으로 채우지 못한다면 설득력을 잃게 된다는 맹점이 있었다.

또 윤두준표 멜로가 얼마나 통할지도 미지수였다. 윤두준은 가수 활동에서는 카리스마 리더로서의 묵직함을 보여줬다. 이어진 연기 활동에서는 생활 연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대표작인 tvN '식샤를 합시다'에서는 이수경 서현진과의 멜로 라인도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화끈한 먹방과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더 주목받은 게 사실이다. MBC '퐁당퐁당'에서도 애절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긴 했지만, 작품 자체가 짧은 호흡이었던 탓에 팬덤 외의 대중에게까지 그 연기를 알리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라디오 로맨스' 전까지 윤두준의 멜로는 미개발 영역이나 다름없었고, 이에 대한 의문 부호도 붙었다.


그러나 윤두준은 의외의 '멜로 눈빛'으로 이 아날로그 로맨스의 숙제를 풀어내고 있다. 6일 방송이 대표적인 예다. 이날 방송된 '라디오 로맨스' 4회에서는 라디오팀 기획 회의에서 낙오된 지수호(윤두준)와 송그림(김소현)의 로맨틱한 하룻밤과 아찔하게 위험한 첫 라디오 녹음이 그려졌다. 시종일관 지수호를 자극하던 이강(윤박)은 '프로다운' 1박2일 기획회의를 제안했다. 지수호는 망설였지만 이강의 도발에 울컥해 참가를 결정했다. 그렇게 떠난 기획회의는 순탄치 못했다. 송그림은 배에 두고 온 노트북 가방을 찾아나섰고, 지수호는 그런 송그림을 따라나섰다 함께 길을 잃었다. 낯선 곳에서 밤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은 함께 이불을 덮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첫 라디오 녹음에서 지수호는 의외의 행동을 보였다. 두 시간 동안 송그림이 준비한 원고는 단 한 줄도 읽지 않고 다른 대본으로 녹음을 마친 것. 이에 송그림은 서운해했다.

이 과정에서 윤두준의 눈빛 연기가 빛을 발했다. "나의 DJ가 나의 원고를 읽어주는 아름다운 첫날을 꿈꿨다"며 작가로서의 꿈을 얘기하는 김소현을 바라볼 때는 조심스럽고 애틋한 눈빛으로 설렘 지수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다른 대본을 읽은데 대해 서운해 하는 김소현의 뒷 모습을 아련하고 미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강의 차에 타려는 송그림의 앞을 다급한 눈빛으로 막아서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렇게 애절하고 설레는 눈빛 연기에 여심은 동했고, 그의 매력에 빠져들어 '라디오 로맨스'를 지켜보고 있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갈수록 짙어지는 윤두준표 멜로 눈빛이 호응을 이끌어내며 '라디오 로맨스'는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1월 29일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4회 만에 5.6%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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