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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가수 선미가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공개했다.
선미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웠다. 아빠는 움직이시지도 못했고, 내가 가장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선생님들은 어려운 환경에도 밝고 성실하다고 날 챙겨주시면서 선생님이 될 것을 추천해주셨다. 하지만 12살의 내 생각에는 선생님이 되는 건 너무 먼 미래였다. 선생님이 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더 공부해야 하는데 어떻게 내가 돈을 벌겠냐"고 말했다.
TV에 나오는 보아를 보면서 연예인을 꿈꾸게 됐다는 선미는 "그때 보아 선배님도 되게 어린 나이였다"며 "어린 내가 생각했을 때는 그게 제일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길이었다"고 밝혔다.
선미는 "집 안에서 딸은 나 혼자였기 때문에 아버지가 쏟으신 애정이 같했다. 의지도 많이 하고, 예뻐해 주셨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가 '아빠 너무 힘들다', '나 이제 갈 거 같다', '애들 잘 부탁한다' 같은 투정 어린 문자를 자주 보냈다. 항상 답장했지만, 나도 연습생 생활이 힘들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조금 버거웠다"고 밝혔다.
선미는 "근데 어느 날 아빠한테 문자가 또 왔다. '아빠 먼저 간다'고. 아빠가 힘들어서 또 투정 부린다고 생각하고 문자에 답장을 안 했는데 그다음 날 돌아가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내가 데뷔하기 3개월 전에 돌아가셨다. 3개월만 더 참으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빠도 꿈이 가수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선미는 "상 치르러 내려가니까 상주는 동생들이었다"며 "아버지가 저한테 쓰신 편지가 있었다. 유서 같은 게 있었는데 맨 마지막에 '다음 생에도 내 딸로 태어나주렴'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답장 못 했던 게 계속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전화를 안 받은 것도. 못 받은 게 아니라 안 받았다"고 털어놨다.
또 선미는 "이 얘기를 하기 어려웠던 게 지금은 동생들이랑 어머니, 아버지랑 같이 살고 있다. 지금의 부모님들께 마음이 아프실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서 사실 데뷔한 이래에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이젠 정말 내 아버지, 어머니고 하니까 이렇게 말씀드려도 될 거 같아서 했다"고 어렵게 가족사에 대해 밝힌 이유를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선미는 "지금은 내가 개명해서 이선미다. 원래는 선 씨였다"며 "그래서 아빠가 어릴 때부터 같은 선 씨라고 선동열 선수도 좋아하고, 이종범 선수도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아빠랑 함께 야구를 자주 봤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어머니, 아버지, 동생들이랑 잘 지내고 있다. 자주 못 찾아가서 미안하고, 아빠가 있는 곳이 조금 어둡고 쓸쓸할 거 같아서 이제는 아빠를 보내주려고 한다. 아빠가 살던 고향에. 너무 섭섭해하지 말고, 아빠가 좋아하던 아빠가 살던 바다니까 너무 섭섭해하지 마. 끝까지 잘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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