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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저글러스'를 마친 배우 강혜정을 만났다.
"처음에는 웃겼다. 나중에 엔딩에 '그만'이 나오는 걸 보고 장면이 시사하는 게 많았구나 싶더라. 사회에 잘 섞이지 않고 자기만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남치원을 대인관계 속에 넣은 결정적인 신이기도 하고, 영상사업부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밉고 싫을 수도 있을텐데 와서 '그만'을 외치는 그의 목소리조차 고맙게 느끼는 부분 자체가 신선했다. 그래서 그 신이 짠하게 남았다. 율 이사(이원근)가 혼자 엄마 제사를 지내는 걸 보고 다독이는 신도 기억에 남는다. 원근 씨가 짠하게 잘 표현해줘서 마음이 좀 그랬다. 지태 오빠와 석호씨가 나온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또 하나 공감이 됐던 부분은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다. 그렇다면 딸 하루의 사춘기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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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홉살이면 많이 컸다. 내가 말싸움을 해도 못 이긴다. 아빠가 하는 일은 멋지고 신 나고 에너제틱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쪽 일을 하시는 분들은 다 멋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 여전히 아는 오빠 삼촌들 다 좋아한다. 배우에 대해서는 몰랐다. 처음에는 백진희 씨를 좌윤이라고 불렀다.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난 뒤에는 좌윤이 하는 언니라고 분리를 하더라. 내 직업이 다른 인격체를 빌려와서 연기한다는 걸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아이가 부모의 직업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건 부모에게 있어 굉장히 뿌듯한 일일 터다. 그래서 '저글러스'는 강혜정에게 좀더 특별한 작품으로 남아있다.
"이 작품도 몇몇 진한 장면을 빼고는 아이가 봐도 좋았다. 진한 장면에서는 재웠다."
아무래도 작품을 선택할 때 하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강혜정이다. 그렇다면 강혜정이 하루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은 작품은 뭘까.
"모든 부모는 아이에게 안 좋은 건 안하고 싶어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지금 본 게 '허브'랑 '개를 훔치는 방법'이다. 이제 '동막골'을 보여줄 수 있는 나이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감동이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자기 인생에서 제일 슬픈 영상은 '허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슬픈 거 또 할거냐고 묻는다. 슬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항상 좋을 수는 없으니까. 슬픔도 자양분 중 하나니까. 그런 감동이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