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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현실이 된 꿈=미라클"…오마이걸, 데뷔 1009일만의 1위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8-01-24 05:5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미라클 진짜 너무 사랑하고 고맙고, 멤버들 사랑해!"

'이 꿈들이, 현실이' 되기까지 1009일이 걸렸다. 소녀들도, 미라클(오마이걸 팬)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됐다.

오마이걸(효정 미미 유아 승희 지호 비니 아린)이 음악방송 1위를 향한 짝사랑을 끝냈다. 오마이걸의 '비밀정원'은 23일 SBS MTV '더쇼'에서 JBJ의 '꽃이야'와 청하의 '롤러코스터'를 누르고 영광스런 1위 트로피(더쇼 초이스)에 이름을 새겼다. 2015년 4월 21일 데뷔 이래 1009일만의 음악방송 1위다.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될 거야, 나의 비밀정원

오마이걸은 걸그룹 음악에 관심있는 팬들에게 있어 '비밀정원'과 같은 팀이었다. 데뷔곡 '큐피드' 이래 '클로저'와 '라이어라이어'. '한발짝 두발짝', '윈디데이' 등 동화 같은 감성이 가득한 명곡들은 타 걸그룹 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걸스피릿 결승 진출에 빛나는 메인보컬 승희와 미모의 춤꾼 유아를 중심으로 한 무대구성은 혀를 내두를 만큼 복잡했지만, 그만큼 아름다웠다. 소속사의 정성스런 뒷받침 덕분이었다. 오빠 그룹 B1A4의 지원도 있었다.

하지만 오마이걸의 발걸음은 느리기만 했다. 팬덤 확장도, 음원순위도 지지부진했다. 그사이 트와이스는 대관식을 마쳤고, 동년배인 레드벨벳과 여자친구, 또다른 후배 블랙핑크는 저만치 앞질러갔다. 에이핑크와 AOA, EXID 등 선배들은 여전히 만만찮았다. 라이벌로 불리던 러블리즈마저 이미 지난해 5월 음악방송 1위를 달성했다. 프리스틴과 구구단, 우주소녀 등 '프로듀스101'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오마이걸이 파고들 틈새는 점점 좁아지는듯 했다.

조급했다. 오마이걸은 지난해 4월 '컬러링북'을 통해 발랄한 컬러팝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청순 소녀의 동화 대신 빠른 템포와 왁자지껄한 분위기, 닭발춤이 포인트였다. 하지만 대세로의 발돋움은 커녕 오히려 한발짝 후퇴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 꿈들이 현실이 되면, 꼭 다시 기억해줘


그래서 이번 컴백은 오마이걸을 아끼는 모두에게 간절했다. 컴백을 앞두고 진이가 건강문제로 탈퇴하고, 지호가 발목 부상을 입는 등 악재까지 겹쳤다.

신곡 '비밀정원'은 오마이걸에게 새로운 희망이 됐다. 다시금 '동화 속 소녀'로 돌아간 오마이걸의 간절함은 보답받았다. 비밀정원은 한때 멜론차트 2위까지 오르는 등 데뷔 이래 최고의 음원성적을 안겼다. 하지만 동시기에 컴백한 인피니트의 벽은 높았다. 오마이걸은 '엠카'와 '뮤뱅'에서 2위를 차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23일 '더쇼'에서 오마이걸의 소중한 꿈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오마이걸은 역시 데뷔 첫 음악방송 1위를 두고 JBJ-청하와 벌인 경쟁에서 승리, 눈물의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발표 직후 멤버들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쏟아지는 눈물 못지 않게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몸은 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오마이걸에겐 너무나 소중한 순간이었다.

만나게 될걸, 멋지고 놀라운 걸

오마이걸은 1위 직후 네이버 V라이브로 그 심경을 전했다. 리더 효정은 "소중한 멤버들과 미라클을 만난 게 바로 기적"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승희는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점수 나오는데 갑자기 오마이걸이 떴다"며 감격의 순간을 되새겼다.

이날 오마이걸은 "1위하면 매니저 없이 대표님 카드로 멤버들끼리 펜션에 여행가기로 했다. 다같이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맛있는 걸 사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오마이걸의 '멋지고 놀라운' 미래는 이제 시작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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