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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인환(73)이 "요즘 한국영화들이 너무 자극적이고 잔인해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1965년 TV 드라마 '긴 귀항 항로'로 데뷔한 이후 53년간 98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배우로 거듭난 박인환. 2005년 방송된 MBC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2006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2007년 방송된 SBS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등 극의 중심을 지탱하는 묵직한 존재감은 물론 영화 '박쥐'(09, 박찬욱 감독)의 노신부, '집행자'(09, 최진호 감독)의 김교위, '수상한 그녀'(14, 황동혁 감독)의 박씨까지 스크린 속에서 존재만으로도 강렬한 아우라를 전하며 '국민 아버지' '국민 할배'로 대중에게 사랑받아왔다. 특히 박인환은 데뷔 이래 첫 스크린 주연작인 '비밥바룰라'에서 이 시대의 아버지를 완벽히 표현하며 엄청난 연기 내공을 과시했다.
오랜만에 영화 주연을 맡은 박인환은 "요즘은 관객층이 젊으니까 젊은 관객이 좋아하는 영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스토리의 영화가 대부분이다. 우리 노인네들은 아버지, 할아버지 역 같은 간단하게 등장한다. 그런 가운데 '비밥바룰라' 같은 영화가 나온다는 것은 노인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평소 아내와 극장에 가서 신작을 즐겨 본다는 박인환은 "문제작, 화제작, 그리고 평이 좋은 작품은 찾아본다. 그강을 찾으면 가끔 나이 든 중년 부부들이 많이 앉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다들 이구동성 하는 이야기가 우리나라 영화가 참 재미있다고 하더라. 결코 외화와 뒤지지 않는다고 하더라. 실제로 나오는 작품마다 다 찾아보는 중년들이 많더라. 그만큼 우리 영화가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나도 아내와 함께 '범죄도시' '대장 김창수'를 봤다. 우리 아내는 영화를 보고 몸살이 났다. 영화들이 너무 자극적이고 힘들었다. '범죄도시'는 도끼로 손목을 자르고 사람을 찔러 죽이는걸 게임하듯이 다루더라. 김구 이야기를 다룬 '대장 김창수'도 작품이 너무 어두웠다. 조진웅이 열심히 연기 했지만 누구하나 박수를 보내고 싶고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신난다는 느낌, 생각이 안 들더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화는 재미있어야 하고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관객을 교육시키려고 한다는 느낌을 주면 안된다. 흐름상 자연스럽게 와닿아야 하는데 요즘은 또 강압적으로 관객에게 교육하려는 영화들이 많다. 또 소재가 다양해야 하는데 너무 한 장르로만 치중되는 것 같다. 1000만 영화만 만들기 위해 다들 몰입하는 것 같다. 1000만 영화 한 편보다 100만 영화 10편이 나오면 더 좋지 않겠나?고 한국영화계 아쉬운 대목을 꼬집었다.
한편, '비밥바룰라'는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김인권, 이채은, 이은우, 최선자, 성병숙 등이 가세했고 '우리집'의 이성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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