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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망치로 손을..." '감빵생활' 로맨스로 둔갑한 협박 문자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1-11 11:1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전화 안하면 망치로 내 손 부순다." 누가 봐도 '협박'으로 들리는 이 문장이 드라마 속에서는 '사랑의 표현'으로 쓰이다니.

지난 10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연출 신원호, 극본 정보훈)에서는 소장의 허가로 일주일간 휴대폰을 사용하게 된 제혁(박해수)이 전 여자친구인 지호(정수정)에게 연락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미 제혁과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하는 지호는 제혁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제혁은 '전화 좀 받아줘' '미안하다고 하고 싶고, 목소리도 듣고 싶다, 보고 싶다'며 끊임없이 문자를 남겼다.

휴대폰 사용 기한을 하루 남긴 제혁은 지호에게 마지막 문자를 남겼고, 그 문자를 받은 지호는 마침내 제혁에게 전화를 해 "접견을 가겠다"고 알렸다. 이를 본 준호(정경호)는 "도대체 뭐라고 보낸거냐"고 물었고 재혁은 "그냥 보고 싶다고"라고 얼버무렸다. 하지만 제혁이 지호에게 보낸 문자의 내용은 "지금 전화 안 하면 내 오른손 망치로 부순다" 였다.

제혁이 문자 내용은 완벽한 '협박 문자'이자 '위협' 이었다. 제작진은 야구가 전부인 제혁이 손을 포기하면서까지 지호를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 문자는 시대를 역행해도 한참 역행했을 뿐더러 현재 시청자들의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었다.

헤어진 전 여인을 향한 폭력과 폭언, 그리고 데이트 폭력이 민감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를 위협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드라마에서 전 여자친구를 협박하는 남자친구가 등장했다는 건 시청자의 반감을 살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이 '살벌한 협박 문자'를 받고 슬며시 미소를 짓는 지호의 모습은 마치 이런 협박과 위협이 로맨틱한 것처럼 포장까지 했다.

방송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해당 장면과 제혁의 문자 내용을 지적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폭력적인 협박에 거부감이 들었다" "제혁의 문자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내용을 썼는지 모르겠다" "전 남자친구가 그런 문자를 보냈다는 생각만 해도 무섭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한편,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나올 때 마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tvN 최고 인기 드라마인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출한 신원호 PD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메인 작가였던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팅으로 참여했으며 '응답하라' 작가진 중 한명이었던 정보훈 작가의 입봉작이기도 하다.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코미디 드라마로 박해수, 정경호, 정수정 등이 출연한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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