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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막영애', 왜 영애씨의 남자는 찌질해져야 하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1-10 09:1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왜 영애씨의 남자는 항상 찌질해져야 하는걸까.

tvN 월화극 '막돼먹은 영애씨16'이 '작사(작은 사장님)' 이승준(이승준)의 철없는 행각을 그리며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방송된 '막돼먹은 영애씨16'에서는 이승준의 거짓말에 실망해 가출하는 이영애(김현숙)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승준이 고집을 세우며 구매한 UV 인쇄기는 결국 파란을 불러왔다. 영업직 사원들은 강원도까지 타일을 배달하느라 고생했지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 강원도 현장 공사가 중단돼 타일값조차 받아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승준이 고군분투하는 사이 이영애는 SNS 홍보로 정채연 팬클럽 굿즈 계약을 따냈다. 이에 자존심이 상한 이승준은 이영애에게 공사 중단 사실을 숨기고 거래 대금을 받았다고 거짓말 했다. 뿐만 아니라 그 돈으로 직원들 월급을 줘야겠다는 말에 카드론 대출까지 받았다. 그러고도 모자라 이승준은 타일을 더 찍어내며 대책없는 행보를 보였다.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영애는 TV뉴스를 통해 이승준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승준은 분노한 이영애를 달래기 위해 싹싹 빌며 삼겹살 브런치를 준비했지만, 크게 실망한 이영애는 이승준이 잠든 사이 짐을 싸서 가출했다.


물론 이승준의 철없는 행동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도를 넘은 이승준의 행동은 이영애 뿐 아니라 시청자까지 크게 실망시켰다. 자존심을 지키고자 카드론 대출을 비롯해 대책없는 거짓말을 늘어놓는 그의 모습은 배우자로서 결혼과 가정에 대한 책임의식이 전혀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청자가 분개한 부분은 이승준의 캐릭터가 이번에도 변질됐다는 점이다. 이승준은 비록 철도 없고 생각이 깊지 못한 캐릭터이긴 했으나, 나름의 강단과 두뇌 회전을 갖춘 인물이기도 했다. 사기를 당해 사업을 위기에 몰았지만, 그것을 만회하고자 조덕재 밑에서 갖은 수모를 겪어내며 다시 바닥부터 시작했을 만큼 책임감이 있었다.

또 이승준은 대책은 없어도 순수한 구석이 있고 정이 깊은 인물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이영애를 물심양면 챙길 만큼 세심하고 눈치가 빨라 시청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런 이승준이 아무리 이영애가 무섭다고 해도 카드론 대출까지 받을 만큼 이영애와 뱃속 아기에게 무심한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붕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청자는 더욱 분노하고 있다. 이영애의 첫 남자친구로 등장했던 김치국은 이영애에게 사기를 쳤고, 두 번째 남자친구인 '도련님' 최원준(최원준)은 집안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자 이영애를 이용했다. 세 번째 남자친구인 장동건(이해영)은 첫사랑의 상처를 잊기 위해 이영애를 이용했고, 결국 잠수 끝 파혼이라는 최악의 이별을 선사했다. '막영애'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산호(김산호)는 부모님의 과한 혼수 요구로 이영애와 파혼했다. 제작진은 다양한 연애를 통해 성숙해가는 이영애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연애 초반과는 달리 한없이 찌질해지는 남자 캐릭터에 치이는 이영애의 모습만 기억에 남은 게 사실이다.

그런 끝에 드디어 이영애가 이승준과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제작진은 "성장하는 이승준의 모습을 그릴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이 계속되며 시청자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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