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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이준호X원진아, 손난로 같은 섬세한 위로 눈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7-12-29 07:59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평범해서 더 특별한 위로법으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연출 김진원, 극본 류보라, 제작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 이하 '그사이') 강두(이준호 분)와 문수가(원진아 분)가 서로에게 전한 평범하지만 그 무엇보다 특별한 위로가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상처를 묵묵히 견디며 살아가던 강두와 문수가 서로의 삶에 스며들어 감정의 싹을 틔우기 시작하면서 '그사이'만의 감성도 본궤도에 올랐다.

강두와 문수는 여전히 삶 곳곳에서 아픔을 짊어지고 있었다. 유가족의 죽음을 목격하고 애써 괜찮다며 문수를 돌려보냈지만 홀로 남은 강두의 외로움은 더욱 깊어졌다. 말하지 않아도 같은 상처를 공유한 그들이기에 강두의 마음 속 외로움과 고통을 간파한 문수는 강두를 찾아다녔다. 문수는 집으로 돌아온 강두를 미소로 반기고 "미안해, 혼자 보게 해서. 다음엔 다 같이 해. 한 팀이니까"라는 말로 혼자가 아님을 일깨웠다. 고통을 겪는 것도, 그것을 감내하는 것도 혼자 해야 했던 강두와 문수였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같이하는 '사이'가 된 것. 평범한 행복조차 모르고 살던 두 사람의 달라진 '사이'는 그렇기에 서로에게 더없는 위로였다.

문수에게 강두의 존재 역시 마찬가지다. 산호장을 찾아갔다가 눈물을 흘리는 문수를 본 강두는 부러 아는 척하지 않고 돌아섰다. 대신 유가족과의 만남을 미루고 놀이공원으로 말없이 문수를 이끌었다.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도피처가 필요했던 문수를 위한 강두만의 위로법이었다. 눈물의 의미를 묻거나 어설프게 위로하지 않고, 어색하기 짝이 없는 머리띠로 웃음을 주는가 하면 함께 있는 내내 따듯한 시선으로 문수를 쫓았다. 문수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내고 자신은 못 먹는 음식까지 주문한 강두의 세심한 배려도 있었다. 억울한 상황에 몰리고도 꾸역꾸역 참아내는 문수를 자극해 곪아터진 감정의 응어리를 분출시키고, 술에 취한 문수의 곁을 그저 묵묵히 지켜만 보는 강두의 츤데레 위로는 두 사람의 상처가 닮아 있기에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 저릿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섬세하고 따뜻한 위로는 상처와 아픔을 가진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사이'가 됐음을 보여줬다. 화려하고 거창한 이벤트나 미사여구로 치장한 말은 없었다. 상처를 간직했기에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강두와 문수의 위로법은 평범해서 더 특별했다.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외로움을 알아보고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질문조차 아픔을 자극할까 마음을 사리며 묵묵히 곁을 지킬 뿐이다. '강수커플'의 위로는 두 남녀의 풋풋하고 설레는 로맨스이자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강두와 문수가 서로에게 물들어가며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은 두 사람의 시나브로 로맨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인생을 뒤흔든 사고 이후 평범한 일상은 이제 없음을 실감하며 사무치게 가슴 아파했던 강두와 문수가 놀이동산을 찾고, 막차 버스를 태우는 강두에게 섭섭해 하거나 상대의 억울한 일에는 대신 화를 내기도 하며 평범한 감정과 일상을 회복해나갔다.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모습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면서 "두 사람을 통해 위로 받았다"는 반응을 쏟아내는 이유도 보편적인 삶의 가치를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또한 강두와 문수에서 시작되는 따뜻한 온기는 더 많은 '사이'를 만들어내며 서서히 확장하고 있다. 사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집중한 '그사이'만의 따뜻한 시선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사랑받고 있는 이유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7회는 오는 1일(월)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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