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푸른 밤, 빛으로 반짝이던 청년"...故 종현을 기억하다

정준화 기자

기사입력 2017-12-20 08:12





[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두 눈을 반짝이던 아티스트"

"야무진 고집이 밉지 않은 사람"

"소통을 좋아한, 푸른 밤 같은 청년"

"아버지처럼 멤버들을 챙기던 책임감 있는 형"


'아이돌'이라고 수식하기엔 종현은 좀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아티스트였다. 자신만의 강렬한 색깔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녹여내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고집했다. '샤이니'가 선사하는 유니크한 분위기도 종현의 보컬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진정성도 독보적인 아이돌이었다.

늘 고민이었고, 고뇌에 빠져있었다.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업계에서 '아티스트'로 인정도 받았으며,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데 성공을 이뤘음에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친구였다. 지난 18일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종현의 주변인들이 전한 그에 대한 기억을 종합한 이야기다.


종현은 올해로 데뷔 10년차를 맞은 그룹 샤이니 메인 보컬이다. 1990년생인 그는 2005년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돼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으며 2008년 5월 25일 샤이니로 데뷔에 성공했다. 데뷔곡인 '누난 너무 예뻐'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산소 같은 너' '루시퍼' '줄리엣' '링딩동' '드림걸' '에브리바디'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종현의 데뷔 초창기를 함께한 한 음악 프로듀서는 종현을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두 눈을 반짝이던 아티스트"라고 기억했다.(이하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익명 기재합니다.)

"태생적인 아이돌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한 친구였어요. 어떤 이들보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호기심과 진지함으로 두 눈을 반짝이던 친구입니다. 음악에 대한 욕심도 많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게 있었죠. 치열하게 녹음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디테일에도 집착하던...그 에너지가 그립습니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종현은 결국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확실한 성과를 보여줬다. 샤이니 미니 2집의 타이틀곡 '줄리엣' 작사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첫 솔로 미니앨범 'BASE'를 전곡 작사작곡, 본격적인 뮤지션 행보를 시작했으며,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 '데자부', '좋아', '하루의 끝' 등으로 사랑 받았다. 그의 솔로 앨범 제작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야무진 고집이 밉지 않은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종현 씨는 음악에 대한 고집이 강했어요. 그런데 확실한 자신만의 소신이 있었기에 '그 야무진 고집은 꺾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대로 종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있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한 사람이었어요."


음악 외적으로는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MBC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의 진행을 맡았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호평을 받았고, 2015년 MBC 연예대상에서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종현과 함께했던 한 라디오 관계자는
"소통을 좋아한, 푸른 밤 같은 청년"이라고 기억했다.

"차가운 첫 인상 때문에 까칠할 거라 생각했는데, 대화를 하면 진지하게 들어주고 진심으로 함께 공감해주는 DJ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종현에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샤이니의 둘째 형인 종현은 마치 아버지처럼 멤버들을 챙기는 책임감 있는 멤버였다고.

"종현 군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안 계셨고, 팀 안에서도 형인 터라 아버지처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었어요. 그런 강한 책임감에 자신의 힘든 일도 멤버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을 겁니다."


19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유가족과 동료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팬들은 팬들은 그가 원했던대로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또 다시 "보고 싶다"며 오열했다. 일부는 차 오르는 슬픔으로 오열하면서도 스스로 입을 막아 소란스러워 지는 것을 막았다. 소리를 죽여가며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안내에 따라 나란히 줄을 서 차분하게 순서를 기다렸다. 팬들이 기억하는 종현은 아프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뭐라고 이야기 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일단은 달려왔는데..사실 아직도 모르겠어요. 왜..이해 해보려고 해도..." (21세·황혜진)

"외롭게 해서 미안해요. 몰라줘요 미안해요."(23세·이인혜)

"종현아 정말 고생했어. 정말 그곳에서는 행복했으면 좋겠어 진심으로."(29세·김신희)

joonamana@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