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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장준환 감독 "강동원, 블랙리스트 위협 속 '1987' 선뜻 승락"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2-18 14:4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장준환(47) 감독이 "블랙리스트 위협 속에서도 출연을 결심해준 배우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었던 6월 민주항쟁을 한국영화 최초로 다룬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무고한 한 젊은이의 죽음을 접했던 모두가 용기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충실했던 이들의 행동이 연쇄적으로 사슬처럼 맞물리면서 거대한 파동을 만든 1987년 6월. '1987'은 첩보 액션 영화 '강철비'(양우석 감독,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제작),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에 이어 올해 12월 빅3 블록버스터로 관객에게 선보이게 됐다.

통념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력과 돈이 곧 권력인 한국 사회에 대한 고발을 담은 '지구를 지켜라!'(03)로 데뷔한 장준환 감독. 이후 2013년 개봉한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통해 청소년관람불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수 239만4466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장준환 감독. 그가 전작 '화이'에 이어 4년 만에 '1987'로 관객을 찾아 기대를 모았다.

인터뷰에서 장준환 감독은 지난 '1987' 시사회 당시 눈물을 쏟은 에피소드에 대해 "솔직히 너무 창피하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나이들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평소에 나는 잘 안우는 사람이다. 슬픈 영화나 소설을 볼 때 가끔 찔끔하긴 하지만 눈물이 없는 메마른 사람 중 하나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부분이 의아하기도 하고 작품이 가진 신기한 힘인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어 "'1987'은 걱정이 많았던 작품이다. 우려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 굳이 만든다면 저예산으로 가야했는데 우리 영화가 가진 거대한 뜻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며 "'1987'을 가장 먼저 선택해준 배우는 강동원이다. 블랙리스트를 감수하면서 의기투합해준 강동원은 '1987' 캐스팅을 할 때 바로 '하겠다' 답해줬다. 이후 캐스팅을 진행한 김윤석 선배, 하정우도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한다'며 의기투합해줬다. 그 순간이 일단 너무 고마웠다. 그때 또 눈물이 또 나왔다. 눈물을 많이 쏟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동원은 우리 영화에서 배역 명이 잘생긴 남학생이다. 그런 맥락에서 강동원이 출연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강동원은 서슬퍼런 시대에, 선뜻 작은 역임에도 출연 하겠다고 나서준 부분이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그 때문에 우리 영화가 힘을 받고 시작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장준환 감독은 "강동원과 김태리가 등장하는 장면에 대해 멜로를 떠올리는 분이 많은데 사실상 우리 영화에 멜로는 없다. 잘생긴 대학생과 연희는 손 한 번도 안잡을 뿐만 아니라 캐리커쳐 하나 그려주고 끝이다. 단지 그 정도의 관계인데 왜 관객이 로맨틱하게 보는 건지 의아했다. 아무래도 멋지고 예쁜 배우가 나오니까 당연히 무조건 반사적으로 멜로를 떠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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