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정 없이 울려버렸다'고 해야 맞을 듯한 열연이었다. 울지않겠다 대비했던 이들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게 만든 원미경의 열연이 21년만에 다시 선보여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지난 17일 4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노희경 극본, 홍종찬 연출, 이하 세상에서)는 21년 만에 다시 리메이크 된 작품. 노희경 작가가 지난 1996년 집필했던 자신의 드라마를 다시 한 번 각색해 시청자들에게 공개한 작품이다. 21년 세월의 흐름이 있었지만 그 세월을 뛰어넘는 큰 감동이 존재했던 이유는 배우들의 열연 덕분. 그 속에서도 죽음을 받아들이는 원미경의 열연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원미경은 지난 2002년 MBC '고백'에 출연한 뒤 14년 간 연기 활동을 쉬었고 지난 2016년 MBC '가화만사성'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사실 원미경은 데뷔 이후 강렬한 작품을 만나며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던 배우. 특히 영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1990)를 통해 성폭행 당한 가정주부에게 쏟아지는 각종 불합리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을 통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원미경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며 연기하는 작품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배우. MBC '아줌마'(2000)를 통해서도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눈을 한 순간에 사로잡았다. 이처럼 원미경은 30년이란 세월 동안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는 연기자였다. 그 때문에 그가 리메이크작인 '세상에서'를 통해 보여줄 '엄마' 연기에 기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기대가 현실이 되어 돌아오는 일은 쉽지 않은 법. 이상과 현실의 차이란 것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원미경은 상상을 뛰어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제대로 울려버렸다. 원미경은 죽음을 앞둔 암 환자이자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 남겨질 가족들을 향해 가슴 절절한 연기를 보여줬고 결국에는 숨을 거두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가장 보편적인 엄마' 캐릭터로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덕에 '내 주변의 일', 혹은 '내 가족의 일'이라 생각하는 시청자들도 다수였다. 그 정도로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고 시청자들 역시 그 연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방송만으로도 눈물샘을 자극한 원미경은 사실 촬영에 앞서 진행됐던 대본리딩 순간부터 출연 배우들을 울렸다고. 원미경은 대본리딩 현장에서 인희의 감정을 연기하며 스스로 눈물을 흘렸고 지켜보던 배우들 역시 그의 열연에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의 열연 덕분이었는지 실제 방송에서도 함께 연기한 이들의 감정선이 극대화되며 명작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남편 역의 유동근과의 합도 좋았지만, 치매 시어머니인 김영옥과의 연기는 평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훌륭했다. 두 배우의 연기 덕분에 많은 이들이 울었고 또 위로 받았다.
14년 만에 돌아와 '열일'을 하고 있는 원미경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카메라 앞에서 털어놓으며 '편안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자연스러운 연기도 그가 돋보이는 이유. 앞으로 원미경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더 있을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방송될 tvN 단막극 '낫 플레이드'에서도 그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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