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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은 꽤 오래전부터 드라마 관계자들의 골머리를 앓게 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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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좌윤이는 조금만 삐끗해도 굉장히 오버스러운 민폐형 캐릭터로 전락하기 쉽다. 그러나 백진희는 오버와 코믹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성공하며 좌윤이의 짠내나는 일상과 사랑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어필하고 있다. 상사 앞에서 철저한 을일 수밖에 없는 좌윤이의 일상은 짠함 그 자체다. 연애도 포기한 채 불륜을 저지른 상사를 보호하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어봤지만, 결국 내연녀로 오해받아 상사의 부인에게 물따귀를 맞고 머리채를 잡힌 끝에 대기발령 났다. 억울함에 몸부림 치며 새로운 상사 남치원의 눈에 들고자 했지만 돌아오는 건 타 부서로 전근 신청을 하라는 압박이었다. 그럼에도 좌윤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남치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그의 방을 염탐하기도 했다. 그러다 남치원이 작성한 백문백답을 보며 뜨거운 감동에 빠졌다.
이처럼 백진희는 망가질 땐 뛰고 넘어지고 구르며 확실히 망가지고, 러브라인을 맞을 땐 연애초보의 순수한 설렘과 간질간질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다. 덕분에 시청자는 좌윤이의 험난한 직장 생존기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고, 러브라인에서는 무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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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송은 채수빈의 '비글미'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전남자친구이자 천재 로봇 공학박사 홍백균(엄기준)의 제안으로 로봇 아지3를 대신해 김민규(유승호)의 집에 들어간 조지아(채수빈)의 모습이 그려졌다. 조지아는 상한 카레를 두 봉지나 먹고 아픈 배를 부여잡으며 김민규 앞에서 방귀까지 뀌었다. 화장실에 퍼진 냄새를 막기 위해 비싼 향수로 청소를 하고 그것이 최신 유행이라고 우기는 뻔뻔함에 시청자는 배꼽을 잡았다. 그런가 하면 김민규가 15년 간 쌓은 카드성을 무너뜨리며 '예측불허 비글 망둥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이와 같이 채수빈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조지아의 엉뚱발랄한 매력을 유쾌하게 그려나간다. 그러면서도 아지3를 연기하는 조지아, 아지3까지 1인 3역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뽐냈다. 독립영화와 단편영화, 연극무대에서 쌓아왔던 기본기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며 습득한 노하우가 시너지를 내며 단단한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것.
이렇게 백진희와 채수빈은 데뷔 후 줄곧 고수했던 긴 머리를 캐릭터를 위해 단발로 자르고, 이미지 따위 생각하지 않는 코믹 연기까지 선보였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은 여배우가 정말 예뻐보이는 순간은 외모에 집착할 때가 아닌, 캐릭터를 꼭 맞게 입을 때라는 걸 입증했다.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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