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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가네코 후미코만큼 강렬한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물론 저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너무 깊게 박힌 캐릭터라 다음 작품에서 실망감을 안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죠. 하지만 극복하고자 애를 쓰고 싶지는 않아요. '박열'을 지우기 위해, 가네코 후미코를 지우기 위해 더 강렬한 작품, 센 캐릭터, 과한 변신 등은 시도하지 않으려고요. 제게 가장 잘 맞는, 비록 가네코 후미코보다 존재감이 약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연기한다면 언젠가는 가네코 후미코만큼 좋은 캐릭터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로 가네코 후미코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한 거죠(웃음)."
최희서의 인상적인 수상소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가네코 후미코의 자서전 중 한 구절을 인용한 것 역시 화제를 모은 것. 수상 당시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의) 자선전을 읽으면서 너무 강렬해서 이준익 감독에게 이 대사를 마지막 대사로 쓰고 싶었다고 제안했던 대사를 함게 공유하고 싶다. 산다는 것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것이 비록 죽음을 향한 것이더라도 그것은 삶의 부정이 아니다. 긍정이다. 나 또한 매 순간 제 의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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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오른 후보들 작품을 모두 봤어요. 워낙 독립영화계에서는 유명한 여배우들이었는데 함께 후보에 올라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죠(웃음). 특히 연기력이 출중한 이상희 언니, 이민지는 제가 봐도 멋진 실력을 가진 여배우들이어서 당연히 전 신인여우상을 못 받을 거라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이런 좋은 여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기도 했죠. 하하. 누가 받아도 이견이 없었던 후보들이었는데 제가 맡은 가네코 후미코가 비중도 많았고 캐릭터 색깔도 강해서 영광을 얻은 것 같아요. 전적으로 운이 컸죠.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하는데 정면에 이준익 감독이 '아빠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봐주시더라고요. 그저 감사했어요. 수상소감은 이준익 감독에게 받치는 말이기도 했고요. 가끔 이준익 감독 주변에 이병헌 선배, 김윤석 선배가 보여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지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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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최희서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된 제38회 청룡영화상. 마지막으로 그에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의 의미를 물었다.
"제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은 앞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슬럼프가 찾아올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보약인 것 같아요. 비타민처럼 오랫동안 두고두고 꺼내 먹으면서 저를 다시 다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도 연기가 안 풀리거나 고민이 되면 트로피를 보며 힘을 얻어요. 또 이런 값진 상을 받게 해준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다시 떠올리게 하죠. 다음 스텝은 어떤 작품이 될지 모르겠지만 또 좋은 작품으로 관객에게 감동을 드리고 싶어요. 물론 다음 작품에서는 유창한 한국어 연기로 찾아뵙고 싶네요. 하하."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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