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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제38회 청룡영화상을 본 관객이라면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진선규의 이름 세 글자를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이처럼 눈물을 쏟으며 횡설수설, 하지만 재치 있으면서 진정성이 가득 묻어났던 진선규의 수상소감은 이날 청룡영화상 최고의 수상소감으로 등극했다.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며 소매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보는 이의 눈시울까지 붉어지게 만들던 그는 "난 사실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 여기 오는 것만으로 떨려서 청심환 먹었다. 이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었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며 좌중을 폭소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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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네이트 된 걸 확인하고 그것만으로도 진짜 기분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윤)계상이가 노미네이트 발표 기사에 달린 댓글이나 조회수를 보여주면서 '형에 대한 반응이 진짜 좋아'라고 말해줬어요. 기쁘긴 했지만 아무래도 '범죄도시'가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에 비해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고 이슈도 됐던 영화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후보 배우들 모두 정말 어마어마한 선배님들이고 경력으로 봤을 때 전 신인도 되지 않는 입장이었으니까 제가 상을 받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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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웃음이 함께였던 화제의 수상소감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아직도 자신의 수상소감을 보지 못했다는 그는 "내가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고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고 수상 당시를 떠올렸다.
"댓글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저 사람 진짜 조선족 아니야?'라는 거였는데, 그게 번뜩 생각나니 나서 일단 '나 한국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냈어요.(웃음) 그리고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다 떠올리려고 하는데, 머리가 하얗게 되더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거예요. 그 와중에 관객석에서 갑자기 '잘생겼어요!'라고 하시는데, 제가 잘 생긴 건 아니니까 아니라고 말씀은 드려야겠고.(웃음) 그냥 예전부터 막연히 제가 주목을 받게 될 날이 온다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생각하고 살았는데, 정작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라가니까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라고요. 너무 횡성수설하고 지질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제 수상소감을 잘 못 봤어요. 앞으로도 못 볼 것 같아요.(웃음) 그 수상소감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될지 몰랐어요. 그 이유도 저는 잘 모르겠고요. 그냥 제 반응이 솔직해서 관객분들도 시청자분들도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제 기쁨을 같이 느끼고 나눠주신 것 같아 행복하다."
시상식 이후 진선규 만큼이나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아내이자 연극배우 박보경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와이프 박보경, 배우인데 애 둘 키우느라 고생 많은데 사랑한다"라는 그의 말에 '진선규 아내'와 '박보경'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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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진선규는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로 한 명 한 명 이름을 언급했던 경상도 김해에 있는 고향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수상 당시 그는 친구들에 대해 "제 코가 못생겨서 안 된다고 코 세워준다고 계까지 하는 친구들이다"라고 말하며 관객을 폭소케 했다.
"엄청 좋아했죠. 친구들 주변 사람들이 '진선규가 상 받으면서 말한 친구 이름이 너냐?'면서 엄청 연락을 받았대요. 자기들도 진해에서 연예인이 된 기분이래요. 막 진해에서 스타가 됐다고 전화번호 바꿔야겠다고 그러더라고요.(웃음) 친구들이 항상 '너 언제 잘 되냐 연예인 친구 있다고 자랑 좀 하고 다녀보자' 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제 진짜 자랑 하고 다닌다고 좋아했어요. 친구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정말 기쁘고 뿌듯했죠. 제 코 세워준다고 친구들끼리 붓던 계는 파계 됐어요.(웃음) 그 곗돈으로 아이들 소고기 사주라고 했어요.(웃음) 그동안 제가 벌이가 변변치 않으니까 고향 내려가면 항상 친구들에게 얻어먹기만 했는데, 이번에 내려가면 친구들 조카들 다 불러서 제가 맛있는 거 사줄 거예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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