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단언컨대 이요원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하고 있는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연출 권석장, 극본 김이지·황다은)에서 복수클럽의 리더 김정혜 역을 맡은 이요원이 카리스마와 귀여움을 넘나들며 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요원이 연기하는 김정혜는 복수클럽 조직에 앞장 선 가진 게 돈 밖에 없는 최상류층 사모님. 재계 순위 10위 건하 그룹의 딸로 풍족하게 살았지만 아버지가 밖에서 낳은 딸로 집안에서도 철저히 냉대를 받고 자랐다. 돈은 넘치게 많지만 부모님의 사랑, 형제간의 우애, 친구와의 우정, 연인의 애정 등 평범한 사람들에게 정서의 뿌리가 되는 어떤 가정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
계다가 집안끼리의 관계로 인해 결혼하게 된 남편 사이에도 사랑이 없다. 아이를 꼭 자기고 싶었지만 아이까지 갖지 못했고 남편이 다른 여자와 낳은 다 큰 아들까지 집안에 데리고 들어와 충격을 받았다. 용서도 구하지도 양해를 바라지도 상의를 하지도 않는 남편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방송 초반 이요원은 오직 '돈'만 가진 이런한 김정혜의 모습을 냉소적이면서도 차갑게 그려냈다. 겉으로는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여성처럼 보이지만 가슴 깊은 곳에 상처를 가진, 그래서 더욱 차갑게 식어버린 최상류층 여성의 쓸쓸함을 무표정한 표정과 싸늘한 표정, 입만 열면 내뱉는 독한 말투와 단어들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하지만 몇몇 네티즌은 김정혜가 이요원이 전작 MBC '불야성'에서 연기했던 기업의 대표 서이경과의 차이를 찾을 수 없다며 식상한 캐릭터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김정혜는 이요원의 이전 캐릭터 '불야성' 서이경과도, 또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재벌집 사모님들과도 180도 다른 독보적인 캐릭터였다. 김정혜는 복수클럽 멤버 홍도희(라미란)과 이미숙(명세빈)을 만나고 조금씩 달라졌다. 이들을 만나면서 처음으로 사람에게 애정을 쏟기 시작한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도도하기만 할 줄 알았던 김정혜는 이들 앞에서 만취된 상태로 무장해제 돼 "언니~"라고 온갖 애교를 부리는가 하면, 라면, 믹스커피, 떡볶이 등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서민 음식(?)에 매료돼 먹방까지 선보인다.
특히 진짜 친언니 같이 따뜻하고 마음 속 깊은 홍도희에게는 '사랑한다'는 말도 서슴치 않으며 엄마의 사랑을 끔찍이 받는 홍도희의 딸을 질투하기도 한다. 찜질방에서 만난 홍도희의 딸에게 툴툴 대며 이유를 묻자 "도희 언니 딸이니까"라고 볼맨 소리를 하는 김정혜의 모습에서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 마저 뚝뚝 묻어난다.
한편, '부암동 복수자들'은 재벌가의 딸, 재래시장 생선장수, 그리고 대학교수 부인까지 살면서 전혀 부딪힐 일 없는 이들이 계층을 넘어 가성비 좋은 복수를 펼치는 현실 응징극이다. 이요원, 라미란, 명세빈, 이준영 등이 출연하며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tvN '부암동 복수자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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