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사랑의 온도'는 대체 무슨 생각인걸까.
'사랑의 온도'가 갈수록 납득되지 않는 전개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24일 방송된 '사랑의 온도'에서는 사랑의 훼방꾼이 된 박정우(김재욱)와 온정선(양세종)-이현수(서현진) 커플의 갈등이 그려졌다.
박정우는 이현수에게 프러포즈 했다. 이현수는 그의 프러포즈를 거절했고, 온정선 또한 이현수와 자신은 쌍방이라고 나섰다. 그러나 박정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느꼈던 고통 너도 느껴야 공평하다"며 온정선을 자극하는 한편 이현수에게 계속 대시했다. 박정우는 이현수에게 한류스타 유혜정(박신혜)을 소개시켜 줬고, 보란 듯이 이현수와 함께 온정선이 일하는 굿스프에서 식사도 했다. 온정선은 "우리 사랑 변함없다"고 맞섰지만, 박정우는 "난 옆에서 좀 흔들어야겠다"며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이후 시청자는 고개를 내젓고 있다. 이 세 사람의 캐릭터 변화가 쉽게 납득되지 않을 뿐더러 전개 또한 식상하다는 의견이다. 언제나 여유를 잃지 않고 이현수를 지켜줬던 박정우는 사랑한다는 여자의 감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자신의 입장만을 밀어붙이는 일종의 감정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멋진 대표님'을 응원했던 시청자로서는 사랑의 훼방꾼으로 전락한 캐릭터가 달가울리 없을 터. 이현수 캐릭터 또한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남자 온정선에게 확신을 줘도 모자랄 판에 그의 앞에서 박정우와 식사를 하는 등의 모습은 보기에 따라 '어장관리'로 비춰질 수 있어 의견이 분분하다. 온정선과 이현수 사이에 대단한 케미가 있었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사실 두 사람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사소한 이유로 5년 간이나 떨어져 있었고 그 5년 동안 박정우가 계속 좋아한다는 티를 냈음에도 그를 모른척 하며 곁에 둔 이현수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이현수와 온정선이 서로의 부모님을 만나는 장면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이현수의 모친이 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온정선의 모친을 흘겨보며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은 아침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식상한 신이었다는 것.
'사랑의 온도'는 극 초중반까지만 해도 사랑의 타이밍과 남녀 간의 감정선 변화를 한폭의 수채화처럼 잔잔하고 예쁘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던 작품이다. 뭔가 큰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로도 오해가 생길 수 있고, 그 작은 오해가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개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여기에 직진 연하남 양세종의 박력, 당돌한 사이다녀 서현진의 사랑스러움, 키다리 아저씨 김재욱의 여유와 멋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인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제 '사랑의 온도'는 초반의 매력을 잃은 듯한 느낌이다. 극 진행이 식상하고 루즈할 뿐 아니라 감정소모도 너무 심해 보는 이들마저 지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비정상적인 캐릭터 변화가 애초 원작과 캐릭터가 갖고 있던 매력까지 해치는 지경이다. 공감되지 않는 스토리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법이다. '사랑의 온도'가 하루 빨리 초심을 찾아 동화 같이 예쁜, 그들만의 스토리를 들려주길 기대해 본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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