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단독] 조덕제 "'성추행 남배우'...이 세상이 참 무섭습니다" (인터뷰)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7-10-17 13:47



'성추행 남배우' 조덕제, 전격 실명공개 격정 토로

당시 해당 영화 첫 촬영, 첫 장면에 조단역...'성추행' 커녕 '연기 오버' 가당치 않아

가학성 겁탈 씬...대본과 콘티, 현장지시 안에서만 연기, 명백한 증거 있어

1~2m 앞에 스태프들...'바지에 손 넣어 성추행'이 말이되나. 증거, 증인도 없어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영화 촬영 중, '성폭행' 장면을 찍고있는데,

배우들이 사전에 인지한 '장면의 수위'가 남자배우와 여자배우간에 서로 다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남자배우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연기'이며, 여자배우가 느끼는 것은 '장면 이상의 추행' 이다.

13일을 기점으로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달군 '성추행 남배우' 사건이 바로 이러한 맥락으로 벌어진 일이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8부는 영화 촬영 도중 상대방을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배우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역시 주문했다. 이는 무죄를 선고한 1심의 판결을 뒤집은 것.


재판부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계획적, 의도적으로 촬영에 임했다기 보다 순간적, 우발적으로 흥분해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인다. 그러나 추행의 고의가 부정되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피고인(남배우)은 배우 조덕제를 말한다. 그는 16일, 기자와 만나는 자리에 부인과 동석했다.

조덕제는 "2심 선고가 내려진 날, 곧바로 대법원 상고장을 제출했다, 정의가 살아 있다면 대법원에서 내 무죄가 입증될 것"이라고 말하며 '그날의 일'을 털어놓았다. 그의 곁에는 판결문과 영화 대본 등 증거자료들이 함께했다.

물론 그의 말은 '주장'일 뿐이며 진실은 누구도 단언 할 수 없다. 스포츠조선은 2015년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여배우와 단독 인터뷰 한 바 있다. 당시 인터뷰를 토대로 조덕제에게 질문을 건넸으며, 여배우 인터뷰 전문을 기사 하단에 담아 공정성을 염두했다. '한쪽 말만' 듣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는 지 대중은 잘 알고 있다.

◆ '성추행 남배우'라는 검색어가 포털사이트를 장악하고, '조덕제'라는 이름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했다.

20년간 배우의 길을 걸었는데, 이런 일도 생긴다. 사실 1심에 이어 이번 2심에서도 무죄를 확신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유죄 판결이 났고, 곧바로 내 이름을 걸고 해명할 수도 있었지만 법률대리인과의 상의 끝에 좀 더 신중하게 대처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며칠 걸렸다.

◆ 2015년 영화 촬영 당시, 여배우를 성추행 했나.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수십명의 스태프들이 두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성추행을 저지를 사람이 누가 있나.

◆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예정된 것보다 더 심한 표현을 했던 것은 아닌가. 즉, 본인은 성추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상대 입장에서는 성추행이라고 느낄 법한 '과장', 또는 '열연'을 펼치다보니 생겨난 '과잉'은 아니었을까.

감독의 지시와 시나리오, 콘티에 맞는 수준에서 연기했으며, 이는 명백한 증거자료로 남아있다. 해당 영화에서 여 주인공은 심각한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시어머니로부터까지 부당한 대우를 받는 등 가련한 여인이다. 또한 해당 장면은 가학적이고 만취한 남편이 아내의 외도사실을 알고 격분, 폭행하다가 겁탈(부부강간)하는 씬이다. 설정 자체가 로맨틱하거나 아름다운 장면이 전혀 아니란 뜻이다.

중요한 점은, 상대 여배우가 당시 그 영화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며, 나는 그 날이 그 영화의 '첫 촬영, 첫 장면' 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감독님과의 작업도 그 영화, 그 장면이 처음이었다. 그러한 환경에서 '성추행'은 가당치도 않고, '오버'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 상의를 찢는다는 것은 약속된 바 였나.

물론이다. 정황을 일부 말하자면, 당시 여배우가 극중 등산복 상하의를 입고 있었는데, 당초 약속은 '바지를 찢는다' 였다. 그런데 등산복 바지가 질겨서 '찢어지는 재질'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수정하여 등산복 상의를 (찢기 용이한) 티셔츠로 갈아입어, 그것을 찢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 '찢는 것은 사전에 약속된 바가 아니다'일 수 가 있나.

◆ 해당 사실(옷을 찢는)을 약속하는 현장에 여배우가 함께했나.

물론이다. 게다가 여배우가 감독 장면 설명이 있은 후에 티셔츠로 갈아입고 나오기도 했는데, '찢는 것을 몰랐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ㅍ

◆ 위와 같은 수위가 '미리 약속된 것'임을 입증하는 구체적 자료들이 있나.

물론이다. 시나리오, 콘티 등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고, 재판부에도 제출한 상황이다. 영화 메이킹 화면에 감독이 옷을 찢는 장면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정확히 담겼고, 감독 조차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 바지에 손을 넣었나.

절대 바지에 손을 넣은 바가 없다. 상대측은 바지와, 팬티스타킹, 그리고 팬티 안으로 손을 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1~2m 거리에서 촬영감독과 보조 등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좀 더 떨어진 곳에서 수많은 스태프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내가 그 4분간의 촬영시간 동안 대본에 있지도 않은 '바지 안에 손을 넣어 상대의 신체를 만지는' 성추행을 할 수 있다고 보나.

게다가 그 어떤 스태프도 '조덕제가 바지에 손을 넣었다'라고 증언하지 않으며, 그 어떤 영상에서도 '바지에 손을 넣는' 모습은 없었다. 현장의 누구도 추행 사실을 본적이 없고, '연기 외에 추행을 본 바 없다'고 재판부에 진술했다.

상대가 '앵글이 안잡히는 곳에서 넣었다'고 하는데, 오직 상대 여성분만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상대 분 주장대로라면, 1~2m옆에서 그 격한 씬을 찍고 있는 가운데 카메라 앵글을 예상하고 교묘히 피해가며,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추행했다는 것인가.

◆ 찍힌 영상, 본 사람은 없지만, '바지 버클이 풀려 있었다'라는 증언이 있다.

겁탈씬이다. 바지 '버클'이라고 하지만 알고보니 '똑딱이'였다. 격한 장면이었기에 똑딱이가 풀렸을 수는 있지만, 내가 손을 넣어 그 똑딱이를 풀려버렸다는 것은 '주장'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예를들어 영화 촬영 중 격한 겁탈 씬이나 싸움 씬이 있는데, 옷의 어딘가가 찢어지거나 단추가 풀어지는 게 '이상한 일'인가.

◆ 해당 장면 촬영 직후, '내가 연기에 몰입했다. 너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지? 이제 다음 장면 찍자'라고 말했나? 이는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것'임을 의미한다.

심한 왜곡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촬영은 4분만에 끝났고, 감독의 OK 사인이 난 후 휴식 중이었는데, 영문도 모르는 사이 감독이 와서 '여배우가 불만이 있다고 한다. 이야기를 좀 해봐라'라고 했다.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로 여배우를 대화를 나누었고, 감독이 옆에 있었다. 그때 여배우가 '소품이 아닌 개인 소유의 브래지어인데, 이렇게 심하게 찢어놓으면 어떡하냐', '연기를 혼자 하느냐, 너무 격한 것 아니냐'고 하더라. 그런데 '연기 지적'에 기분이 상해 나도 다소 언성을 높였다. "설명들은 범위 안에서 연기를 펼쳤고, 매우 격정적인 씬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연기한 것 아니냐. 그러한 연기를 통해 여 주인공 '은정'의 배역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 라고 했다.

◆ 당시, 여배우의 불만이, '망가진 속옷, 격한 연기에 대한 불만' 정도였나. '성추행'에 대한 언급과 그에 대한 사과 요청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예를들어 '왜 내 신체를 함부로 만졌느냐'와 같은 말을 했다면 상황은 판이하게 달랐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왜 나를 성추행 하느냐"고 한 사람에게 "난 연기에 몰입했다, 너도 덕분에 몰입되지 않았느냐"라고 내가 말했다는 건가. 어이가 없다.

◆ 여배우는 조덕제가 며칠 후, '잘못을 인정하고 하차하기로 했다'고 사과했다고 했는데.

해당 촬영 이후 며칠이 지나 연락을 받았는데, '여배우가 연락이 안되어서 촬영이 안된다.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조덕제 너가 나서서 좀 미안하다고 해줘라'라고 했다.

솔직히 '이게 내가 나서서 미안하다고 할 문제인가'라고 생각했지만, 해당 영화가 그 여배우를 제외시키고 찍을 수 있는 영화도 아니었고, 다시 말하자면 그 분은 계속 촬영을 이어왔던 여주인공이으며, 나는 조단역이었다. 거기에 간곡한 (사과) 부탁 전화까지 오니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어쨋든 내가 나이도 더 많은 남자인데, 나보다 어린 여배우가 격한 장면을 촬영하다가 기분이 상했다고 하니, '언짢은게 있으면 풀고 가자' 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한 것'으로 둔갑되어 버렸다.


◆ 여배우에게도 '성추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당했다고 주장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커리어에도 결코 도움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조덕제의 주장대로라면 여배우는 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하고 있을까.

예상하기로는 이렇다. 배우이지만 여성의 신분으로 '겁탈 씬'이란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아무리 연기라도 격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면 심적으로 괴로울 수 있다. 또한 같은 설명을 들어도 배우가 머릿속으로 그린 '수위' 는 조금 더 낮았다거나 해서 억울했을 수도 있겠다. 왜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겠나. 하지만 그 심정에 '사실과 다른 것'까지 가미되어 상대 남자배우를 '성추행범'으로 몰아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올해가 내 배우 데뷔 20년차다.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 증거와 정황이 충분하다면, 2심 재판부는 왜 당신에게 유죄를 선고했을까.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심에서는 '추가로 증거가 등장' 하거나, '결정적인 국면 전환점'이 있었던 것이 아닌데도 유죄가 나왔다. 변호사 조차 '유죄'는 예상하지도 못했다. 유감이다. 대법원 상고장은 2심 판결이 내려진 날 곧바로 제출했다.

◆ 앞으로는 어떤 행보를 취할 예정인가.

한 선배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진실은 마치 기름처럼 물에 넣어도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이다. 자료와 증언을 명백히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 내 무죄를 입증하고 명예를 회복하겠다.

2015년, 여배우 A씨 인터뷰 :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76&aid=0002769751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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