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대로 괜찮을까.
MBC 수목극 '병원선'이 '기승전연애' 전개로 시청자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병원선'은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진심을 처방할 수 있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세대 공감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일반적인 메디컬 드라마가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환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들의 모습과 휴머니즘을 그려낸다면, '병원선'은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에서 한번도 등장한 적 없는 병원선을 배경으로 삼아 결핍이 있는 의사들의 성장 스토리와 인간간의 소통에 좀더 집중한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병원선'은 이제까지의 메디컬 드라마보다 더한 감동과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연 '병원선'은 기대와는 상당히 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날이 갈수록 송은재(하지원) 곽현(강민혁) 김재걸(이서원) 최영은(왕지원)의 삼각, 혹은 사각멜로에 치중하고 있다.
27일 방송된 '병원선'에서도 사각관계에 힘을 줬다. 이날 방송에서 김재걸은 과로로 환자를 돌보다 코피를 쏟은 송은재를 돌봤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곽현은 애가 탔다. 그러나 송은재의 마음은 곽현에게 향해있었다. 송은재는 최영은에게 곽현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병원선'은 '의사들이 가운입고 연애하는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의사들의 감정 싸움과 사랑 다툼에 치중하느라 환자를 돌보고 생명을 구하는 이들의 진정성과 휴머니즘은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 최근 장르물의 전문성에 민감한 시청자들의 입맛에 이러한 전개가 제대로 들어맞을 리가 없다. 실제로 '병원선'은 10%대를 간신히 넘기는 시청률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27일 방송분 또한 9.8%, 10.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수목극 1위 기록이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성적이다. 27일 첫 방송된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첫 방송부터 7.2%, 9.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맹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이종석과 수지의 명품 케미, 탄탄한 대본과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익사이팅한 연출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만큼 앞으로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되는 상황. 이러한 분위기라면 '병원선' 또한 언제 1위 자리를 빼앗길지 불안하기만 하다.
시청자는 '병원선'의 연애 스토리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하지원과 강민혁-이서원의 멜로 라인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차이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분위기다. 시청자는 올드한 삼, 사각관계, 혹은 상식을 벗어난 무모한 의술쇼보다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이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소통하며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가슴 따뜻한 성장 스토리를 보고 싶어한다. 그 니즈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경쟁작에 시청자를 빼앗길 위험이 다분하다. 과연 '병원선'이 초반 기획의도대로 정통 휴머니즘 메디컬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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