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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e스포츠 선수' 실력보단 인성이 우선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7-09-25 11:23





e스포츠는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에 따르면 '게임물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을 말한다. 축구, 야구, 농구 등 전통 스포츠와 달리 육체 능력을 겨루기보다는 게임을 매개체로 활용해 정신적인 능력을 겨루므로 바둑, 장기, 체스 등과 같이 '정신 스포츠'로 분류된다.

1990년대 후반 게임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 수도 늘어나게 됐고 자연스레 게임을 활용한 다양한 대회가 개최됐다. 대회에 참가한 유저들은 처음에는 아마추어였으나 차츰 대회 규모가 커지고 체계적인 게임 리그가 생기면서 게임을 전문적으로 플레이하는 프로 선수들이 등장했다.

이와 함께 게임을 '오락'으로만 보는 과거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유저가 서로 겨루는 스포츠 중 하나로 보는 인식이 퍼져 'e스포츠'로 불리게 됐고,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인기와 더불어 올림픽 종목화로도 거론되고 있다.

e스포츠 산업은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인기 있는 게임을 위주로 지난 20여 년간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밸브 '카운터 스트라이크',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 등 게임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다양한 장르 게임이 e스포츠 종목으로 선정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선수가 데뷔하고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전 세계 유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는 경기에서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세밀한 조작과 상상도 못 했던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가는 프로 선수들은 대다수 게임 유저들에게 우상이 됐다.

게임 유저들은 정식 시즌 기간에는 프로 선수들이 치르는 경기를 지켜보고, 경기가 없는 비시즌 기간에는 프로 선수들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이나 유저 행사 등에서 선수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처럼 게임과 인터넷을 매개로 유저들과 친밀도를 쌓을 수 있는 e스포츠 선수들은 유저들로부터 멀지만 가까운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렇게 유저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선수들도 있는 반면 유저들로부터 질타를 받는 선수들도 있다. 해당 선수들은 게임 내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저열한 행위를 하거나, 인종 차별적인 발언 또는 e스포츠 기반이 되는 게임 유저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인품이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지난 5월, 블리자드 '오버워치' 프로 선수 '다프란(본명 다니엘 프란체스카, Daniel Francesca)'은 '에일리언웨어 월간 난투(Alienware Monthly Melee)' 결승 경기에서 주력으로 플레이하던 '솔져76'을 선택하지 않고 평소 플레이하지 않았던 '겐지'를 선택한 후 캐릭터를 일부러 사망시키는 등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프란'이 당시 유저 사이에서 전 세계 '솔져76' 1위라는 명성을 얻고 있었던 만큼, 주력 영웅을 선택하지 않은 점과 결승 경기에서 보여준 황당한 행위는 규탄받았고 블리자드에서도 자사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하고 계정을 1주일간 정지하는 제재를 내렸다. 이후 '다프란'은 SNS를 통해 "프로 선수 자격을 잃으려고 일부러 여러 가지 행동을 했다"며 "참가했던 경기들은 정말 지루하고 우울한 경험이었고, 게다가 프로 선수는 앞으로 계속해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달,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대통령 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KeG', 아마추어 프로 통합 e스포츠 대회 'KeSPA 컵', 아마추어 선수 프로 등용문 '트라이아웃' 등을 거쳐 프로팀 'kt 롤스터'에 입단한 신인 서포터 '찬스' 이찬동 사건도 발생했다. '찬스' 이찬동은 아마추어 선수 시절 다른 유저 계정으로 대신 게임을 해주는 '대리 게임'과 함께 일베 관련 욕설을 했다는 논란으로 팀에서 제명됐다.

이처럼 최근 e스포츠 업계에서는 프로 선수들이 가진 실력도 중요시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유저들을 대하는 인성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자질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국e스포츠협회(Korea e-Sports Association, 이하 KeSPA)'에서는 매년 e스포츠 선수에게 부정 방지 교육을 비롯해 법률 자문, 자산 관리, 은퇴 선수 사업 진로 등을 강의하는 'e스포츠 선수 소양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소양교육은 지난 9월 21일 국내 e스포츠 프로 선수 90여 명이 참가해 열띤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매개체로 진행되지만, 프로 선수 중에는 10대 혹은 학생 신분인 선수들이 적지 않다"며 "KeSPA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e스포츠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채워주는 여러 분야 강연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tm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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